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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치백’ 그곳, 삼척 흥전리는 ‘국통’ 사찰터…대장경 비 조각 발견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2014년부터 진행된 강원도 삼척 흥전리 사지(寺址)에서 ‘대장경(大藏經)’이 새겨진 통일신라 시대 비 조각이 발견됐다. 흥전리 사지는 기차가 잠시 거꾸로 가는 ‘Z자형 스위치백’ 지점과 가깝다.

문화재청은 지난 8월9일 이후 지금까지 진행된 최근 발굴조사에서 ‘당조장대장경이지함(唐朝將大藏經而至咸)~’이 새겨진 비조각과 귀면와(鬼面瓦), 가릉빈가 상수막새 등 통일신라 시대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고 24일 밝혔다.


삼척 흥전리 사지에서 발견된 대장경 비 조각. 이는 통일신라 최고의 승려 ‘국통’과 관련된 사찰이라는 증거로 해석된다.

이 유물들은 제작기법이나 조형적인 면에서 매우 완성도가 높아 신라왕경(경주 지역)에서 장인을 파견하여 제작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발견된 ‘국통’(國統, 신라 시대 불교계 최고 승려)이 새겨진 비조각과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의 금동번(깃발), 통일신라 시대에 제작된 청동정병(靑銅淨甁) 등과 궤를 함께하는 중요 유물들이 또다시 출토됨에 따라, 흥전리에 있던 절이 통일신라 시대 국통과 관계된 위세 높은 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비조각들을 통해 흥전리사지에 주석했던 승려는 김씨 성이며, 신라왕경의 명문집안 출신으로 추정된다. 그는 당나라에 유학했으며, 당나라 대장경과도 접촉했고, 국통의 지위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현존하는 통일신라 시대 비문 중에서 ‘대장경’이 언급된 것은 ‘대안사적인선사조륜청정탑비’(大安寺寂忍禪師照輪淸淨塔碑) 뿐이다.


삼척 흥전리 사진에서 발견된 귀면와

이번에 출토된 비문 등을 통해 당시로서는 선진문물인 당나라의 대장경에 대한 통일신라 승려들의 접촉과 연구가 지속해서 있어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문화재청은 덧붙였다.

동서원(東西院)으로 구성된 이 터 중, 동원지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통일신라 시대 온돌시설이 확인됐다. 이번에 조사한 2호 건물지에서는 판석으로 만든 방곽 아궁이와 ㄷ자형 고래 시설을 갖춘 구들이 조사됐다.

흥전리사지는 창건 초기부터 폐사까지 기간이 짧은 탓에 유구가 중복되는 등 변형이 적어 통일신라 시대 건물지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문화재청, 삼척시, 재단법인 불교문화재연구소는 25일 최근의 조사 성과를 공개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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