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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식·위로의 메시지 아로새긴 ‘비밀의 畵원’
-서울미술관 ‘비밀의 화원’展
동명 동화소설 ‘비밀의 화원’이 큰줄기
부모의 죽음후 폐쇄된 화원 가꾸는
소녀의 쓸쓸함과 현대인의 외로움
‘환상의 뜰’ 등 4가지 파트로 조망



상반기 ‘연애의 온도’전으로 10만관객을 동원했던 서울미술관이 이번엔 비밀스러운 화원으로 관객을 초청한다.

서울미술관은 내년 3월 5일까지 대규모 기획전시 ‘비밀의 화원:Secret Garden’전을 연다. 회화, 사진, 설치 등 국내외 작가 24명이 참가해, 치열한 무한경쟁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휴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비밀의 화원’전의 바탕에는 영국 유명작가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이 쓴 동명의 동화 ‘비밀의 화원’이 큰 테마로 자리잡고 있다. 고집스럽고 폐쇄적인 10살 소녀 메리가 부모의 죽음이후, 고모집에 맡겨지면서 버려진 화원을 가꾸며 그로인해 주변이 행복해진다는 스토리가 ‘아무도 남지 않았다’, ‘문은 천천히 열렸다. 천천히’, ‘비밀스런 연극놀이’, ‘환상의 뜰’등 4가지 파트로 구성된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고 홀로 친척집에 맡겨진 메리의 심리를 반영한 ‘아무도 남지 않았다’ 파트에서는 윤병운, 김유정, 염지희, 반주영 작가가 나섰다. 혼자가 된 메리의 쓸쓸함과 현대인의 외로움을 투영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눈발에 가려진 창밖이미지(윤병운, Windows)처럼 외로워 자신으로 침잠을 거듭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무력하고 외로운 삶이 깨질 계기를 기다린다.

‘문은 천천히 열렸다. 천천히’에서는 심술궂은 메리가 10년동안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던 ‘비밀의 화원’을 발견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종필 생화와 조화를 한 화면에 담았고, 마크 퀸은 꼴과 과일을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려 메리가 처음으로 만난 비밀 화원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곳에는 낡아버린 회전목마가 여전히 꿈을 꾸고 있고(정원, 도로시의 꿈) 브로콜리가 나무처럼 커(이슬기, Another Nature) 환상적 풍경을 자아낸다.

자신만의 보석을 마음에 품은 메리는 이제 주변사람과의 관계회복을 꿈꾼다. ‘비밀스런 연극놀이’에선 현대사회에서의 다양한 ‘관계’의 모습을 성찰한다. 메리가 사촌동생인 콜린과 친구가 되는 과정에서 한 뼘 성장하듯, 우리도 관계속에서 아픔과 성장을 반복한다. 아무 상관없던 사람이 특정 사건을 같이 경험했다는 이유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커뮤니티가 생성되는가 하면(그레이스 은아킴),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앞두곤 마천루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듯 두근거림과 설렘, 긴장감(안준, self-portrait)을 느낀다.

이야기의 절정이자 해피앤딩을 향해가는 ‘환상의 뜰’에서는 작가들의 몽환적이고 이상적 시선이 담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진현미, 신소영, 최수정, 전희경, 원성원, 이정, 이재형, 한승구 작가가 나섰다. 이들이 그리는 환상적 세계는 한국 수묵화의 한 조각(진현미, 겹 the layer)일 수 있고, 무아지경의 황홀함(전희경, 닿을 수 없는 무아)이기도 하다. 2층으로 이어지는 스페셜 존에서는 미국 사진작가인 ‘앤 미첼’과 일본 중견작가인 ‘히로시 센주’를 만날 수 있다.

미술관은 관람객이 실제 화원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특수한 방향제를 분사한다. 향기마케팅 전문회사인 ‘센트온’(ScentOn)과 협업으로, 각 섹션마다 서로 다른 향기를 조향해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더불어 서울미술관 설립자인 안병광(59) 유니온약품 회장의 소장품전인 ‘에이 컬렉션’(A Collection)도 열린다. 안 회장의 소장품 중 말 그대로 ‘A급’을 모은 이 전시에선 신사임당 외에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김창열, 서세옥, 곽인식, 백남준 등 한국 미술사를 장식한 거장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특히 신사임당의 ‘초충도’는 안 회장이 소장한 이래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인다. 전시는 12월 25일까지. 전체 관람료는 9000원이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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