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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말한마디에…檢,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 소환
‘특별수사팀 카드’도 만지작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모금 경위 및 자금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두 재단 관계자들을 소환해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는 21일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정동구(64) 한국체대 명예교수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에 들어갔다. 정 전 이사장은 우리나라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레슬링 양정모 선수의 코치로 한국체대 총장까지 지낸 대표적 체육계 원로 인사다.

이번 조사와 관련, 청와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두 재단 사유화 의혹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불법 행위가 있으면 엄정하게 수사를 하라”고 주문한 가운데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수뇌부는 현재 이번 수사를 맡고 있는 형사8부를 중심으로 팀을 확대ㆍ개편하거나 별도의 특별수사팀을 만드는 방안 등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최 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재단 자금을 빼돌리려고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검찰이 인력을 보강해 대대적인 수사로 전환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검찰은 전날 오후 재단 설립 허가를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장급 관계자 2명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초고속 승인’ 의혹 등 두 재단이 어떻게 설립됐는지, 설립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또 두 재단 관계자들의 통화내역 조회 영장도 법원에서 발부받아 본격적인 범죄 혐의 분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조회 대상자는 차은택(47) CF 감독과 고영태(40) 더블루K 이사를 비롯해 최 씨도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 씨 모녀가 현재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검찰 수사의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SBS 등에 따르면 최 씨가 설립한 회사 측이 통째로 구입한 뒤 딸 정유라(20) 씨와 함께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독일의 호텔이 공개됐다. 해당 호텔은 지난 6월 최 씨가 설립한 독일법인 비덱스포츠가 사들인 3성급 호텔 ‘비덱 타우누스’다.

현지 관계자에 의하면 비덱 호텔 정도 크기의 인근 호텔을 사려면 약 20억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 간판까지 떼어 놓은 것으로 보아 정 씨의 승마 훈련을 돕는 지원 인력의 숙소로 쓰였던 것으로 추측되지만 논란이 커진 시점부터 최 씨 모녀가 호텔에서 아예 모습을 감췄다는 현지인들의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검찰은 현재 최 씨 모녀의 정확한 소재지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쪽 수사가 여의치 않을 경우 일단 최 씨의 개인회사로 알려진 서울 소재 ‘더블루K’가 첫 타겟으로 유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당초 문제가 제기된 대기업 상대 강제모금 의혹에 대해서는 뚜렷한 정황이 나오지 않아 수사 진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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