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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은 나만의 히어로”…영웅과의 핫한 데이트
문화역서울284, 페스티벌284:영웅본색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한강에 괴수가 나타났다. 갑자기 영웅 ‘지우맨’이 나타나 괴수를 물리치고 사라진다. 지우맨은 알고보면 평범한 대학생이다. 자취방 벽엔 소녀시대 포스터가, 개키다 만 이부자리엔 만화책과 피규어가 어지럽다. 그러나 책장을 밀쳐보면 비밀공간이 나온다. 작가 장지우가 ‘지우맨’으로 변신하는 공간. 우리시대 영웅은 정말 평범한 얼굴일지 모르겠다.

이시대의 ‘영웅’을 조망한 전시ㆍ공연ㆍ영화 융복합페스티벌이 문화역서울284에서 20일부터 12월 4일까지 열린다. 회화는 물론 SNS를 활용한 관객 참여형 게임, 설치, 조각을 비롯 영웅을 주제로 한 고전영화가 상영되고 주말엔 공연도 열린다. 7개국 24개 팀이 참여했다. 

장지우, 지우맨-프로젝트 영웅되기. [사진제공=문화역서울284]

전시를 기획한 신수진 예술감독은 “젊은이들의 장래희망이 연봉금액이 되어버렸다”며 “이들에게 꿈이라는 불씨를 살리고자 우리 주변의 영웅을 찾아 제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가들이 제시한 ‘영웅’은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권오상은 로비에 설치한 환조 작품으로 영웅의 조건을 말한다. 박찬호, 김혜자와 같은 유명인과 일반인의 환조가 섞여 영웅이 사실은 일반인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뒤집으면, 누구나 영웅일 수 있다는 변론이다.

최수앙 작가는 아버지를 영웅으로 제시했다. 평범한 아버지가 사실은 자녀들에겐 가장 극적인 영웅일 수 있다. 젊은이가 노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5명의 작가(모조기념 사업회)와 함께 작업했다. 

나만의 영웅을 다룬 작가도 있다. 아톰, 슈퍼맨 등 영원할 것 같던 유년의 영웅에 대한 기억은 사실 덧없을 수 있고(신기운 ‘진실에 접근하기’), 60년대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비틀스와 한국판 비틀스를 꿈꾼 ‘히식스(He6)’의 향수는 어린시절의 취향을 들킨 것 같아 살짝 낯간지럽기도 하다.(이기일)

장 웨이, 가상극장. [사진제공=문화역서울284]

중국 작가 장웨이는 스티브 잡스, 앤절리나 졸리, 마이클 잭슨, 오드리 햅번 등 해외 유명인의 사진을 전시한다. 셀렙들의 사진이 아니라 중국인 300여명의 얼굴에서 짜깁은 가상 초상화다. 작가는 짜깁기 가상 초상화를 통해 영혼없이 몸만 움직이는 현대사회를 돌아보게 한다.

마지막은 관객의 ‘영웅’을 꺼내볼 차례다. 건축과 김광수는 파빌리온 프로젝트 ‘만다라 영웅’으로 관객에게 자신만의 영웅을 찾아보라고 제언한다. 관객이 자신만의 영웅사진을 작가에게 보내면 작가는 그 사진을 프린트해 관객에게 보낸다. 관객은 다시 사진이 놓인 광경을 찍어 작가에게 보낸다. 작가는 이 사진을 관객, 사진속 주인공에게 각각 보내고 1부는 문화역서울284 외부에 설치된 파빌리온에 전시한다. 


권오상, 데오도란트 타입. [사진제공=문화역서울284]

이외에도 ‘여인의 향기’, ‘카사 블랑카’, ‘사브리나’ 등 클래식 영화에서 영웅을 찾아볼 수 있는가 하면, SNS게임을 통해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파우스트 되기’(놀공)등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도 준비돼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주머니 가벼운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이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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