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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볍다 빠르다…車 ‘비철옷’을 입다
11월 파리기후협약 발효

업계 앞다퉈 차체 경량화

CO2 배출 감소·연비 향상

상대적 높은 가격은 부담

오는 11월 4일 파리기후협약 발효를 앞두고 자동차 업계에선 이미 차체 경량화가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이와 관련해 전통적인 차 프레임 소재인 철 외에 경량화 소재로 비철 소재인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등이 주목받는 분위기다.

▶대세로 떠오르는 ‘알루미늄車’=지난 13일 글로벌 첫 공개된 BMW의 중형 세단 ‘신형 5시리즈’는 이전 모델 대비 차체 크기를 키우면서도 무게를 100kg이나 감량해 화제가 됐다. 신형 5시리즈는 합금 형태의 알루미늄을 도어, 루프, 트렁크, 엔진룸 등에 대거 적용해 차체 경량화에 성공했다. BMW는 “차체 경량화로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이고 환경 기준에 맞추기 위해 알루미늄을 활용한 ’인텔리전트 멀티(intelligent-multi) 소재’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캐딜락의 대형 세단인 ‘CT6’도 차체의 도어, 루프 등에 64%가량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 그 결과 대형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공차 중량은 1950kg에 불과하다. 동급의 벤츠 ‘S클래스’’와 비교해도 100kg이상 가볍다.

재규어랜드로버의 경우 거의 대부분 차종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하는 브랜드다. 경량화와 강성을 모두 확보한 ‘알루미늄 인텐시브 바디’를 자체 제작해 적용한다. 볼보의 ‘V90’은 보닛과 펜더에 알루미늄을 써 차체 무게를 100~150kg 줄였다.

국산차 브랜드 중엔 현대차의 친환경차 브랜드 아이오닉 차종에 알루미늄 소재가 일부 적용됐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경우 후드와 테일게이트 등에 알루미늄을 적용해 기존 철 소재 적용과 비교해 40%가량 차체 무게를 줄였다. 그 결과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평균 연비는 동급 국내 최고 수준인 22.4km/ℓ를 찍을 수 있었다.

이 같은 경량화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다. 강화되는 탄소배출 규제 속에 차체 중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알루미늄은 중량이 철의 3분의 1에 불과해 경량화에 가장 효과가 큰 소재로 꼽힌다. 


▶마그네슘, CFRP 등도 채택…가격이 문제=일부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에는 고가의 경량화 소재인 마그네슘이나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등의 신소재가 적용되는 추세다. 특히 마그네슘은 금속 중 가장 가벼운 소재로, 높은 가격이라는 장벽만 낮아지면 경량화 효과가 가장 크다.

포르쉐의 경우 ’911 GT3 RS’의 루프에 마그네슘을 적용했다. 스포츠카의 경우 스피드가 생명인 만큼, 가벼운 차체는 속도는 물론 연비에도 도움이 된다. 이 차는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3.3초만에 도달하며, 연비는 1리터당 7.9km를 이뤘다. 르노사의 콘셉트카인 ‘이오랩’도 마그네슘 합금이 루프, 대시 패널 등에 적용, 기존 철 대비 55% 이상 경량화를 이뤄냈다. BMW는 앞서 CFRP를 경량화 소재로 앞세웠다. 플래그십 세단 ‘뉴 7시리즈’는 이 소재를 대거 적용해 이전 모델 대비 130kg의 경량화를 달성했으며, ‘i8’과 같은 친환경 스포츠카에도 대거 적용해 속도와 연비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각국 정부가 뛰어든 ‘경량화’미션=EU나 각국 정부 차원에서도 경량화는 국가적 의제(agenda)로 설정할 정도로 중요한 이슈다.

자동차 연비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엔진의 다운사이징, 차량 구조의 최적화 등의 방안이 있지만, 그중 차체 경량화가 기술적, 경제적으로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료 소비의 23% 정도가 차체 중량과 관련이 있으며, 100kg의 무게를 줄이면 3.5g/km의 CO2 감소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EU는 ’대량생산 적합 전기차 경량화 기술개발(ALIVE)‘ 프로젝트를 추진해왔으며, 폴크스바겐, 다임러, 르노 등 22개 브랜드가 참여해 닛산의 전기차 ‘리프’의 무게를 기존 대비 36% 줄이는 목표로 작업해왔다. 무엇보다 친환경차 시대가 빨리 다가오면서, 경량화는 더 중요한 목표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의 경우 차의 주행거리 향상이 가장 큰 목표인데, 현재 기준으론 배터리를 많이 탑재하면 할수록 주행거리가 늘게 돼 있다”며 “차체의 무게를 최소화 해 배터리를 최대로 늘리면서 연비도 향상시키는게 전기차 개발의 가장 큰 미션”이라고 밝혔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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