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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려한 자태, 설레는 가슴…단풍놀이 꼭 멀리가야 제맛인가!
-서울서 한나절 거리 단풍명소는

가평 ‘명지산’ 진홍색 단풍 활활
치악산도 기암괴석과 어울려 절경

수도권 궁궐·왕릉은 울긋불긋 향연
에버랜드·롯데월드 단풍길도 형형색색



가을의 여왕, 단풍에게 최대의 적은 교통체증이다. 단풍은 화려한 자태를 님에게 뽐내고 싶지만, 정체과 주차난에 녹초가 된 님의 표정이 밝지 않다.

수도권ㆍ중부 지방 단풍은 눈 앞에 미녀를 놔두고 멀리로만 떠나는 이웃들이 서운하다. 남산, 도봉ㆍ북한산, 관악, 북악, 안산 둘레길이나 궁궐과 왕릉, 가까운 대학의 캠퍼스에서도 단풍은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데 말이다.

서울에서나, 웬만한 지역에서도 멀지 않은 경기, 충청, 강원 영서 지방의 단풍도 화려하다. 최대 장점은 가깝다는 점, 입소문이 덜 났다는 점이다. 궁릉과 서울근교 단풍은 전철로, 가평 명지산, 원주 치악산, 보령의 청라은행마을은 한나절에 다녀올 수 있는 단풍명소이다.



▶경기ㆍ영서ㆍ충청 단풍명소=경기도 가평군 북면 도대리와 적목리에 걸쳐 있는 명지산(1267m)의 단풍은 유난히도 붉다. 북쪽에서 굽어보며 고을을 지키는 맹주라는 뜻으로 맹주산(盟主山)이라 불리기도 했다. 명지폭포와 익근리 계곡 등 수분이 풍부하고 일조량이 많은 덕에 명지단풍은 진홍색을 뽐낸다. 과거 화전민의 터전으로 오지였던 만큼, 생태가 잘 보존돼 있다. 명지산 군립공원 입구 생태탐방학습원에서 생태체험의 기회도 얻는다.

강원도 원주 치악산 역시 한나절이면 다녀올수 있는 곳이다. 치악산의 본래이름은 적악산(赤嶽山)이다. ‘붉을 적’ 자를 쓴 이유는 바로 단풍이 매우 아름답기 때문이다. 주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길게 뻗어 산세가 장엄한데, 이곳의 단풍은 기암괴석 사이 부곡계곡, 구룡계곡의 재잘거림, 구룡폭포의 장쾌한 울부짖음이 어우려져 시청각적 미학을 한꺼번에 제공한다. 비로봉 미륵불탑, 천연기념물 93호인 성황림, 입석대 등 문화재, 생태, 절경 3박자를 고루 갖췄다.

충남 보령엔 머드축제만 있는게 아니다. 보령 청라 은행마을에선 오는 29~30일 단풍축제가 열린다. 100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온 마을을 노랗게 물들인다. 조선시대 부터 조성된 청라면 장현리 신경섭가옥 일대 돌담은 노랑 은행나무와 어울려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울긋불긋 단풍 대궐= 수도권에 밀집돼 있는 궁궐과 왕릉의 단풍은 웬만한 명산(明山)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수도권 궁궐과 왕릉은 평지인데다 설악산 등에 비해 위도가 낮아 단풍절정기는 대체로 11월초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궁릉의 단풍은 10월 21일 부터 11월 19일 까지 이어진다.

궁에서 펼쳐지는 예술의 향연은 단풍의 정취를 짙게 한다. 경복궁에서는 매주 토요일 수정전에서 남사당놀이 등 전통공연을 볼 수 있는 ‘국악공연’(~11.5)이 펼쳐지고, 창덕궁 후원에서는 ‘창덕궁 후원에서 만나는 한 권의 책’(~11.15) 행사가 열린다.

덕수궁은 매주 금요일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퓨전국악공연’(10.21~11.11)을, 종묘는 가을에 지내는 큰제사인 ‘종묘 추향대제’(11.5)를, 서오릉은 고전과 함께하는 역사강좌 ‘고전과 함께하는 서오릉 역사산책’(11.6, 11.12)을, 영릉(英陵)은 ‘세종대왕과 함께 음악을 즐기다’ 재실음악회(10.22, 29)를 연다.

테마파크의 단풍= 국화, 코스모스 등이 만발한 에버랜드에는 오는 21일부터 ‘숲속 산책로’가 새롭게 선보인다. 단풍, 참나무, 오동나무 등은 물론, 최대 20m까지 자라는 ‘향목련’ 군락과 서양철쭉인 ‘아젤리아’를 관찰할 수 있다. 호암호수는 호수에 비치는 ‘단풍 그림’으로 유명하다. 코키아의 변색은 이채롭다. 공 모양으로 피어나는 연두빛 코키아는 가을이 되면 ‘버닝 부쉬(Burning Bush)’로 불릴 정도로 붉게, 빠르게 화장한다.

롯데월드 매직 아일랜드를 둘러싸고 있는 석촌호수는 왕벚, 은행, 단풍, 잣나무 등 1000여 그루의 활엽수가 만들어내는 2.5㎞의 단풍 터널과 갈대 숲으로 꾸며져 있다. 용감한 자들에게만 허락된다는 매직 아일랜드의 소문난 ‘스릴 단풍 나들이 코스’가 흥미롭고. 형형색색의 단풍-고요한 호수의 조화가 아름답다. 좀비와 함께 즐기는 ‘호러 단풍’ 프로그램은 모험심을 자극한다.

LG그룹 창업주 일가의 자연사랑의 마음이 담긴 곤지암 화담숲이 가을 화장을 시작했다. 판교-여주간 경강선 개통으로 가까워진 화담숲엔 480여종의 단풍이 형형색색의 회화를 그리고 있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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