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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신달자 시인의 시집 ‘북촌’외 신간다이제스트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북촌(신달자 지음, 민음사) =북촌로 8길 26, 열 평 남짓 작은 한옥. 그 곳에 시인 신달자가 산다. 2014년 가을 북촌에 살게 된 시인은 모든 것이 익숙한듯하면서도 경이로웠다. 누우면 “발 닿고 머리 닿는/봉숭아 씨만 한 방”으로 이사한 첫 밤에 시인은 새 노트를 펴고 ‘북촌’이라 쓴다. 그렇게 2년여 쓴 북촌살이와 북촌의 역사, 문화를 노래한 시가 한데 묶였다. 북촌은 “이 골목 저 골목이 모두 역사의 현장”이며, “북촌의 어느 땅이건 다 성지다”“이 집 처마와/저 집 처마가/닭 벼슬 부딪치듯/사랑싸움을 하”는 곳, “구부러지고 휘어지고 절뚝이고 삐뚤어지고 입 돌아간 병신들”을 “안아주고 보듬어 주는 사랑의 피가 도는 곳”이 북촌이라고 노래한다. 시집에 실린 70여편의 시는 오로지 북촌의, 북촌을 위한, 북촌에 의한 것이다. ‘앵두만한’집과 ‘명함 한 장 만한’ 대문 위에 시인은 ‘공일당(空日堂)’이라는 문패를 내건다. “더 낮게 더 낮게”“알몸 알마음으로 흐르”겠다는 다짐이다. 시집은 북촌의 새로운 발견, 외로움, 성찰 등 현재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요정이야기(W.B. 예이츠 지음, 김혜연 옮김, 책읽는귀족)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이자 아일랜드의 시인인 예이츠가 거리에서 모으고 편집한 아일랜드 요정 이야기. 무인자동차가 도로를 달리고 화성을 날아가는 우주시대에 요정의 이야기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를 알려면 일단 시인이 들려주는 요정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면 된다. 책에는 다양한 요정이 등장한다. 방탕한 이들에게 벌을 내려 깨달음을 주기도 하고 손님을 따뜻하게 접대한 처녀가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지게 돕기도 한다. 멀게만 느껴지는 신과 달리 요정은 사람들과 같이 살아간다. 우리나라 도깨비와 비슷하다. 예이츠가 요정이야기를 수집할 19세기말 만 해도 요정을 봤다는 노인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예이츠는 아일랜드 사람들이 신비로운 존재를 의심없이 받아들이며 믿는 점이 바로 켈트 민족 본연의 포용성을 보여준다고 봤다. 요정이야기를 통해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열등의식에서 벗어나 민족본연의 정체성을 찾았으면 하는 바램이 담겨있다.



▶저항자(쉬즈지안 지음, 김택규 이성현 옮김, 글항아리) =중화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비판적 지식인 쉬즈지안이 타이완과 홍콩을 여행하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오길 반복하는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포폄을 떠나 내면을 섬세하게 들여다본 인물탐구서로 역사를 입체적으로 읽게 돕는다. 이 중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 톈안먼의 주역, 왕단 등도 보이지만 대부분이 낯선 이들이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이랄 이들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저자는 인물열전을 펼쳐나간다. 제 1부는 타이완의 저항자들. 감옥의 철학자 스밍더를 비롯, 불굴의 카멜레온 쉬신량, 재야의 목소리 장춘난, 천민의 자부심, 우루이런 등 이들과 나눈 꾸밈없는 얘기들이 가슴을 묵직하게 누른다. 제3부 중국에서는 베이징의 하멜, 추이웨이핑ㆍ징카이쉬안, 수난의 다크호스, 류샤오보, 민주의 절차, 우칸 마을 사람들 등의 얘기가 들어있다. 쉬즈위안은 “이책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은 모두 내 존경의 대상”이라고 서두에 털어놨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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