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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대로 지진알림문자 이번엔 먹통…주민들 추석연휴 내내 불안에 떨었다
기준상향·시스템 과부하 겹쳐

추석 연휴를 고향인 경주에서 보낸 송모(29) 씨는 연휴 내내 지진 공포에 떨어야 했다. 여진이 계속돼 집이 흔들리는데도 신청했던 지진 알림은 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십여차례 흔들림을 느꼈지만 정작 지진 알림 문자는 하루에 2건 정도 밖에 오지 않았다. 송 씨는 결국 지난 주말 부모님을 모시고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 송 씨는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지진 횟수가 나오는데, 정작 신청했던 문자는 오지 않았다”며 “부모님이 불안해하셔서 서울로 모셔올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기상청은 19일 오전 7시까지 총 373회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중 규모 4.0 이상이 한차례 발생했고, 3.0 이상도 14차례 감지됐다. 주민들은 계속되는 여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지만, 막상 지진 알림 문자는 기준이 변경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지난 14일 규모 2.0 이상의 여진은 총 7번 발생했다. 그러나 기상청이 보낸 지진 알림은 두 번에 그쳤다. 지난 12일 오후 9시께에도 규모 4.2의 강한 여진이 발생했을 때도 지진 문자는 먹통이었다.

먹통인 지진 알림에 주민들은 “실제로 집이 흔들리고 있는데도 지진 알림이 오지 않았다”며 기상청과 국민안전처에 항의전화를 하기도 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규모가 2.0 이하더라도 지진을 느끼는 주민들이 많아 알림 문자에 대한 문의 전화가 많이 왔었다”며 “연휴 기간에도 관련 전화가 폭주해 지진 통보 기준에 대해 설명했다”고 했다.

연휴동안 지진 문자가 먹통이 된 배경에는 기상청이 있었다. 여진이 자주 발생하자 기상청이 지진 문자 기준을 높였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진이 많이 발생하다 보니 지진 통보 기준을 한시적으로 3.0까지 올렸다”며 “규정에는 2.0 이상일 때 지진 알림을 보내게 돼 있어 지난 15일부터는 다시 2.0으로 기준을 낮춰 알림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규모 4.0 이상의 여진에도 문자 알림이 발송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지진 여파로 시스템에 과부하가 일어나 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2.0 이하의 지진에 대해서도 알림이 없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 추석연휴 동안 크고 작은 여진이 100여 차례 발생했지만, 지진 문자는 총 13번 발송됐다. 실제 기상청 홈페이지에서는 규모 1.5 이상의 여진까지 집계해 매시간 발표하고 있다. 반면 문자 알림은 규모 2.0 이상일 때만 발송된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규정에 따르면 지진 문자 발송 기준은 2.0 이상이지만, 2.0 이하의 미소지진에 대해서도 문의 전화가 많이와 편의상 1.5 이상까지 집계해 홈페이지에서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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