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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을 아이들 눈높이로 ‘우리 고전 재미있게 읽기’시리즈 출간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정조시대 규장각 검서관인 박제가와 이덕무는 외모도 성격도 전혀 다르고 아홉살 차이가 났지만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둘도 없는 친구였다. 서얼 출신이라는 점이 둘을 끈끈하게 이어줬지만 앎과 글에 대한 사랑과 실사구시의 철학은 나눔을 깊게 했다.

한국고전번역원(원장 이명학)이 이덕무와 박제가의 삶과 우정을 엮은 ‘운명아, 덤벼라!’(강민경 글, 정경심 그림)는 특히 기구하고 험난한 삶의 운명에 맞서 당당하게 헤쳐나가는 둘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덕무는 지붕이 새고 먹을 게 없는 생활이지만 ‘한서’로 이불을 덮고 ’논어’ 병풍을 바라보며 세상 부러울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끼닛거리를 위해 ‘맹자’ 한질을 200전에 내다 판다. 배고픔을 더는게 무엇보다 우선한 까닭이다. 그런 이덕무를 스승처럼 여기는 박제가는 이덕무의 집, 백탑동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희노애락을 함께해온 둘의 우정을 보여주는 압권은 정조가 문체반정을 내세우며 둘에게 반성문을 써내라 하자 이덕무가 꼿꼿한 성격의 박제가를 걱정해 독려하는 글에 잘 나타난다. 자신이 아픈 걸 눈치챌까봐 기침을 멈추고 최대한 반듯하게 편지글을 써내려간 박제가의 마음이 감동을 준다.

이번에 나온 ‘고전 재미있게 읽기’ 시리즈에는 이 외에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이 주변을 관찰하고 깨달음을 적은 ‘관물편’을 컴퓨터 게임에 빠진 4학년 건이의 이야기로 재구성한 ‘아하! 자연에서 찾은 비밀’을 비롯, 조선 순조 때 암행어사 박내겸이 쓴 ‘서수일기’를 복남이가 박내겸을 따라가며 자신의 꿈을 찾는 과정으로 푼 ‘암행어사를 따라간 복남이’, 조선후기 문장가 이의현의 ‘유금강산기’를 개구쟁이 서민이와 궁금증 풍선이 할아버지와 금강선을 여행하는 이야기 ‘궁금증 풍선과 떠나는 금강산 여행’으로 바꿔 멋진 삽화와 함께 담아냈다. 우리 고전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하고 삽화를 곁들여 가족이 함께 읽기 좋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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