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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카 유행 국가서 ‘길렝-바레증후군’ 환자 2~10배 늘어
- 남성 발생률 28% 높고, 고령일수록 증가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지카 바이러스 창궐지역의 길랭-바레증후군(GBS) 환자가 당초보다 2~10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보건의료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2일 의약전문지 메디컬익스프레스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범미주보건기구(PAHO)와 세계보건기구(WHO), 중남미 7개국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중남미 지역 지카 바이러스 창궐 국가의 질병 발생 상황을 분석ㆍ검토한 결과 지카가 GBS의 원인 중 하나라고 결론지었다.


7개국의 모기 번성철인 지난해 9~12월부터 올해 3월 사이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확진되거나 현장 보건의료진에 의해 의심 판정이 난 사람은 16만4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GBS로 진단된 환자는 약 1500명이었다. 약 109명당 1명꼴이다.

애초 중남미보다 먼저 유행한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4년간 발생 상황에 근거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4000명당 한 명 정도가 GBS에 걸리는 것으로 그동안 추정해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선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전과 비교해 GBS가 급증했으며,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증감과 GBS의 증감이 일치한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는 모기 번성기인 2015년 12월~2016년 3월말 사이 GBS 환자는 684명이었는데, 이는 지카 유행 전(70명)과 비교하면 8.8배나 늘어난 수치다. 국가별로는 각각 2~10배 늘었다.

마르코스 에스피날 범미주보건기구(PAHO) 감염병 국장은 “7개국 모두에서 지카와 GBS 급증이 명백하게 관련성이 있음이 드러났다”면서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피날 국장은 5억 명이 사는 이 지역엔 GBS 치료에 필요한 인공호흡기와 집중치료실(ICU) 등이 부족한데 GBS 발병이 증가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률은 여성이 75% 높지만, GBS 발병률은 남성이 28% 높고, 남녀 모두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지카 감염률이 높다는 통계가 나오는 이유는 여성들이 소두증 우려 등으로 훨씬 검사를 많이 받는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온라인판에 8월 31일(현지시간) 게재됐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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