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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장년 실업, 저출산·고령화 부추긴다
제조업 줄고 비정규 서비스직 늘어
임금 싼 고령자·여성 취업 는 반면
25~44세 男노동자 48년만에 최저
결혼·출산등 꺼려 미래 사회문제로



일본에서 한창 일해야 할 연령대의 남성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놀고 있다.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산업 구조가 전환하면서 발생한 현상인데, 남성들의 결혼 및 출산 기피를 부추겨 일본 사회의 고령화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25~44세 남성 노동자 수는 1470만 명으로 4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750만 명 대에 육박했던 199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무려 300만 명이나 줄어들었다.

실업률도 높아졌다. 일본은행(BOJ)의 지난 3월 보고서에 따르면 이 연령대 남성의 실업자 수는 2014년 기준 31만 명으로, 1990년 대에 비해 5배나 많아졌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여성 노동자나 고령층 노동자 수가 늘어난 것과는 대조된다. 25~44세 여성 노동자 수는 1990년대 초중반에는 1000만 명 언저리에 있었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1100만 명을 웃돌고 있다. 여기에 고령화로 인해 45세 이상 노동자 수 역시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전체 노동자 수는 오히려 늘어난 상황이다. 덕분에 일본의 6월 실업률은 20년 1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수치상으로는 양호하다. 100명 당 일자리도 137개를 기록해 24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문제는 넘쳐나는 일자리가 주로 저임금, 비정규직의 서비스업 일자리라는 것이다. 의료, 헬스케어, 복지 등 서비스업 일자리는 2002년 450만개를 조금 넘던 것이, 올해는 두 배 가까이 늘어 800만 개를 훨씬 웃돌게 됐다. 여성 노동자가 늘어난 것은 이런 종류의 일자리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남성들이 주로 종사해 온 제조업 일자리는 10년 전 1170만 개에서 올해 6월 1030만개로 줄어들었다. BOJ는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남성 노동자들이 제조업종 내에서 일자리를 찾으면서, 서비스업으로의 산업구조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실업 문제의 부담을 더욱 크게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카네 야마구치 다이와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는 “남성 노동자들은 일단 일할 기회를 잃어버리면 실질적으로 어떠한 직업 훈련 프로그램도 제공받지 못해 일자리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핵심 노동 연령대 남성의 실업률 증가가 가뜩이나 심각한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지 야스다 생명 보험 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 중 결혼을 원하는 비율은 39%로 3년 전의 67%에 비해 더욱 줄어들었다. 남성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는 가족을 부양할 만큼의 경제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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