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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덮친 중국 자본… G20 주요 이슈 될 듯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중국 자본이 인수합병(M&A)으로 해외기업들을 마구잡이로 쓸어담아 각국의 불만을 사고 있는 가운데, 내달 있을 G20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중국 자본의 해외직접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62% 상승한 1027억5000만 달러(114조6000억 원)를 기록했다. 중국 경기 침체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자본이 더욱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중국의 펑신그룹이 호주의 S.키드만으로부터 사들이려 했던 부동산은 호주 전체 면적의 1%에 달하는 데다, 일부는 군사시설에 인접해 있어 안보상 위협이 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도에 검은 부분으로 표시된 부분이 S.키드만이 보유한 부동산이다.]

단순히 규모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중국 자본은 각국의 안보나 전략적 이익과 핵심적으로 관련되는 분야에까지 눈독을 들여 원성을 사고 있다. 로디움 그룹의 틸로 하네만은 “중국의 투자, 특히 중국의 해외기업 인수에 대한 세계의 정치적 반발이 전례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지난 11일 호주 최대 전력유통업체인 ‘오스그리드’를 인수하려다가 제동이 걸린 것이 대표적이다. 그보다 몇달 전에는 호주 전체 면적의 1%에 달하는 부동산을 보유한 회사를 사들이려다 국가 안보에 심대한 위협을 끼친다는 이유로 반발을 샀다. 두 건의 인수합병 무산으로 그간 우호적이었던 양국 관계마저 냉랭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중국광핵그룹과 프랑스전력공사는 총 180억 파운드(약 25조8000억 원)를 공동 투자해 영국 남서부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었는데, 계약체결 직전 어그러지고 말았다.

미국에서는 지난 23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중국화공그룹(켐차이나)의 스위스 농화학기업 신젠타 인수를 승인하기는 했지만, 식량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또 독일 정부는 자국 산업용 로봇업체인 쿠카(Kuka)가 중국 가전 업체 미데아 그룹에 넘어가는 것에 대해 “핵심 기술이 유출된다”며 반대한 바 있다.

제임스 로렌세슨 호주기술대학 호주-중국관계연구소 이사는 “해외직접투자에 대한 반대에 내포돼 있는 비난의 의미는 무역 분쟁에 비해 강하다”며 “이는 중국이 신뢰할 수 없고 잠재적으로 비도덕적인 의도를 갖고 있는 나라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안보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의 이율배반적인 태도 역시 다른 나라들의 불만을 자극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중국은 해외기업들에 대해 공격적인 인수 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자국 내에서는 외국 자본이 중국 기업을 인수하려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지난 6월 아시아 국가 순방 당시 중국 측에 ‘신뢰할 수 있고 투명한 규칙’과 ‘외국인투자자들에게도 공평한 경쟁의 장’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문제는 투자 분쟁은 무역 분쟁에 비해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무역 문제에 관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를 비롯한 일정한 국제질서가 마련돼 있지만, 투자 문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상하이 지아오통 대학의 주 닝 교수는 “소유권 이동을 포함한 재정적 투자 문제는 매우 민감하고 정서적이며, 심리학적으로 다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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