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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준의 헛발질이 포퓰리즘 득세하게 만들어…정부기관 신뢰도 꼴찌로 추락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세계 경제의 사령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신뢰도가 잇따른 헛발질로 바닥까지 추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같은 포퓰리스트가 활개를 치는 것도 연준 때문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연준은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로부터 “개혁하라”는 압박에 시달리는 등 사면초가에 놓여있다.

▶연준의 예측 실패, 기성정치 환멸 낳았다…8개 정부기관 중 신뢰도 꼴찌=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잇따른 경제 위기 예측 실패가 경제 기관뿐만아니라 기성 정치에 대한 환멸로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연준은 장기화된 경기 침체에 대한 예측에 실패했으며,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연준의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도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장은 “경제와 금융시장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만큼 안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대안정기(Great Moderation)’라고 불리던 1990년대에 연준은 거의 실패하는 일이 없었다. 정책 입안자들은 연준을 하나의 기계처럼 여겼다. 경제 상황에 맞춰 뜨겁게 하거나 차갑게 식히는 버튼을 누르면 될 뿐이었다.

하지만 연준은 10년넘게 실망스러운 대처 능력을 보이면서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이같은 실망이 트럼프나 버니 샌더스 전 민주당 대선후보의 등장을 낳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연준은 공화당과 민주당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는 처지다. 양당은 모두 연준의 권한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마저 지난 5월 연준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며 “공화당은 저금리 정책이 자산 거품을 일으킬 것이라며 연준을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Fed Up(지긋지긋하다)’, ‘End the Fed(연준을 끝내라)’ 등과 같은 문구를 앞세우고 있다.

실제 연준의 신뢰도는 정부 기관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2013년 9월 8개 정부 기관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연준에 대해 ‘잘했다’ 혹은 ‘훌륭하다’는 응답이 53%로 2위였다. 1위는 질병관리본부(CDC)로 66%였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겪은 후 2009년 7월 조사에서 연준은 30%로 꼴찌를 차지했다. 2013년 5월에는 33%로 7위였지만, 2014년 11월 38%로 다시 꼴찌로 내려갓다.

이에대해 연준은 억울함을 토로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올해 초 한 연설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연준에 의존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경기 부양을 위한 조세 및 지출 정책이 백악관과 의회 간 갈등으로 정체돼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의장에 대한 신뢰도 역시 과거에 비해 크게 내려갔다. 지난 4월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38%가 옐런 의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부정적인 응답도 이와 비슷한 35%였다. 2000년대 초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이 70%를 넘은 것과 대조적이다.

▶연준이 신뢰를 잃은 이유는= WSJ은 연준이 신뢰를 잃은 이유로 크게 3가지를 꼽았다. 연준이 ▷복잡해진 금융 시스템이 금융 버블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놓쳤고 ▷생산성 약화에 따른 장기 침체를 예상하지 못했으며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이 연준의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준의 예상과 달리 실업률이 떨어져도 인플레이션은 오르지 않았다.

특히 연준의 대표적인 실패는 2005년 집값 거품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연준은 집값이 내려가면 실업률이 약간 오르고, 완만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실업률은 10%로 치솟았으며, 기준금리는 ‘0’에 가까워졌다.

옐런 의장은 지난해 12월 금리를 0.25~0.5%로 인상한 뒤,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추가로 금리를 올릴 만큼 경제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자 투자자들은 고수익 투자처를 쫓고 있다.

이에대해 로젠그린 연준은행장은 “너무 오랫동안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풍선효과가 일어날 수 있는데 부동산이 그중 하나”라며 상업용 부동산 붐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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