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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족한 예산ㆍ오락가락 정책…허술한 지진 대비로 막대한 피해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이탈리아 중부 지방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60여명이 사망하고, 수많은 건물들이 무너져 내렸다. 부족한 예산과 오락가락하는 정책 등으로 지진에 허술하게 대비했기 때문이라고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24일(현지시간) 오전 진도 6.2의 강진이 발생해 아마트리체, 아쿠몰리 등 이탈리아 산골마을이 파괴됐다. 이탈리아는 지진 발생이 잦은 미국 캘리포니아나 일본에 비해 지진 대비책이 부족해 피해가 컸다.

특히 지진이 발생한 지역은 작은 마을이라 내진 설계가 된 건물이 적었다. 아마트리체 시장은 “마을 절반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24일 지진으로 파괴된 이탈리아 페스카라 델 트론토 지역[출처=게티이미지]

지질학자 로마노 카마시는 “캘리포니아는 이탈리아보다 지진이 훨씬 자주 발생하지만, 1906년 지진 이후 건축 규제로 건물들이 지진에 잘 견딘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는 100여년전부터 지진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이같은 사실이 이미 알려져있다면 해당 지역에 있는 건물에는 지진 대비 조치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 지역 대변인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지어진 건물에만 구조변경 조치가 적용됐다.

뿐만아니라 이탈리아에 산재한 예술품을 지진으로부터 보호하는 조치들도 일관성이 없었다.

1997년 아시시 지역에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성프란치스코 성당과 내부 벽화가 크게 파손됐다. 당시 건물 내구력을 강화하기 위한 철근 콘크리트의 무게 때문에 붕괴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내진 설계 회사의 연구소장인 파올로 클레멘테는 “아시시 지진 이후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며 “하지만 해결책은 그 중간에 위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새롭게 제정된 법에 따르면 역사적 건물에 있는 예술작품들은 반드시 내진 설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문제는 예산부족이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과 같이 아주 유명한 예술품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지진 위험에 방치돼있다.

지진 피해에 따른 복구 속도도 느리다. 2009년 300여명이 사망할 정도로 강도높은 라퀼라 지진이 발생했다. 하지만 관료주의와 예산 부족으로 이 도시의 역사지구 복구는 2012년에야 시작됐다.

이 지역 상원의원인 스테파니아 페조파네는 “복구가 2019년에는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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