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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려드는 ‘차이나머니’의 두 얼굴…딜레마에 빠진 세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중국 기업들이 세계 전역에 걸쳐 대대적인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에 나서자 이를 지켜보는 국가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당장의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자금줄인 ‘차이나머니’에 대한 유혹이 커지고 있는 만큼, 미래산업 경쟁력을 중국에 빼앗길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테레사 메이 영국 신임 정부는 9일(현지시간) 중국과의 힝클리포인트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재검토하는 것에 대해 반발한 중국에 이메일을 통해 “영국은 비즈니스 지향적인 개방된 시장이며, 과거와 마찬가지로 개방주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국가다”라고 응답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프랑스와 중국이 합작으로 영국에 건설하려던 힝클리포인트 원자력 발전소 건설 컨소시엄 계약 체결을 지난달 28일 연기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180억 파운드 규모의 원자력 발전 건설 사업으로, 프랑스 국영 에너지회사와 중국 국영기업 중국광핵그룹(CGN)이 각각 건설비를 부담하고 2025년 완료를 목표로 하던 사업이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닉 티머시 비서실장은 “중국 컨소시엄에 군수관련 업체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원전 계약을 연기했던 것”이라고 가디언 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CNNC는 힝클리포인트 원전개발 계약 막바지에 CGN가 원전개발에 차지하기로 한 지분 33%의 절반 가량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컨소시엄에 대한 고민은 독일에서도 깊어지고 있다. 다국적 회계법인 겸 컨설팅업체인 언스트앤영(EY)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상반기에만 독일기업 37개 업체를 인수했다. 중국이 지난해 유럽 기업 39개 업체를 인수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 독일 기업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M&A를 펼치고 있다.

독일 소액주주연합(DSW)의 로널드 클로세 이사는 영국파이낸셜타임스(FT)에 “그간 중국의 행보를 보면 독일의 핵심 미래산업의 기술 정보를 빼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중국 최대 가전업체 메이디가 독일의 로봇업체 쿠카(Kuka)를 인수하자 독일이 크게 반발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는 “사실상 국가가 운영하는 중국 기업들과의 불공정한 투자 경쟁을 바로잡는 데 유럽이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메이디는 7월까지 쿠카 전체 지분의 72%를 사들였다.

지난 8일 기준 메이디가 사들인 쿠카의 지분은 94.55%에 달했다. 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메이디가 쿠카 지분을 100% 취득해 완전 지배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쿠카는 산업용 로봇 기술에 있어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마틴 리츠 로스차일드 독일지사의 대표는 올해 상반기 독일에 유치된 투자금의 35~40%는 중국으로부터 왔다고 지적했다. 지난달에는 세계 2위 조명기구 회사인 독일의 오스람이 조명사업을 중국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도 했다.

‘차이나 머니’를 둘러싼 딜레마는 한국도 겪고 있다. 비록 M&A는 아니지만 지난달 한국 정부가 한반도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을 내리면서 지난달 한국의 대중수출물량은 9% 감소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에 대(對)한국 경제보복 조치로는 26가지 방법이 있다”라며 “다음달 4~5일 중국 항저우에 예정된 ‘G20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냉대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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