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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수사 두달] 출발 화려했지만…큰소리치던 檢 머쓱해졌다
-신영자 기소ㆍ신격호 6000억 탈세 정황 포착 등 일부 성과
-하지만 비자금등 수사 지지부진, 흐지부지 포스코 연상케
-서미경 씨 母女 소환 임박…檢수사 분수령 맞았다는 해석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사상 최대 규모의 수사 인력을 투입하며 화려하게 출발했던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가 오는 10일로 두 달째를 맞는다.

지난달 26일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오너 일가 중 처음으로 기소하고 이어 신격호(95) 총괄회장의 6000억원대 탈세 지시 정황을 포착하는 등 성과도 있었지만, 비자금 등 핵심 의혹 수사는 여전히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어 “수사가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헤럴드경제DB

8일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 등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탈세 혐의와 관련 핵심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서미경(56) 씨와 딸 신유미(33) 롯데호텔 고문이 이르면 이번주께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관측된다. 배우 출신인 서 씨는 신 총괄회장의 사실혼 배우자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이들 모녀 등에게 등에게 넘겨주는 과정에서 수천억원대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이 같은 편법적인 상속과 조세 포탈은 신 총괄회장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라 그룹 정책본부의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수사팀은 파악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서 씨 모녀와 신 이사장에게 각각 3.1%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했다.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1.6%)이나 신동빈 회장(1.4%)보다 높은 수준으로, 이 과정에서 미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 개설한 해외 특수목적법인(SPC) 등 이른바 페이퍼컴퍼니가 동원됐다.

현재까지 윤곽이 드러난 탈세 규모는 약 6000억원대다. 그동안 사법당국에 적발된 재벌가의 증여ㆍ양도세 탈루 의혹 중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그러나 일본에 체류 중인 서 씨 모녀가 검찰 소환에 계속 불응할 수 있고 신 총괄회장 역시 고령에 치매 증상까지 의심되는 상황에서 실제로 의미 있는 조사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한편 롯데케미칼 측이 세금 부정환급 소송을 통해 270억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사실을 적발한 부분은 이번 수사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반면 최대 관심사로 지목된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및 금품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검찰 측은 “기업수사의 특수성을 고려해 최대한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수사 초기부터 밝혔지만 그룹 차원의 비협조와 증거인멸, 사법공조 지연 등으로 여전히 뚜렷한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포스코 수사 때처럼 수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때문에 이인원(69)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과 황각규(61) 정책본부 운영실장 등 신 회장 최측근의 소환 시점이 향후 검찰 수사 일정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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