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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칼럼] 우리가 가는 곳에 외국인도 온다 -한경아 재단법인 한국방문위원회 사무국장
해외여행을 다녀와야 제대로 된 휴가를 보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더러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짧은 휴가기간 동안 해외로 휴가를 다녀오려면 일정이 빡빡할 수 밖에 없고 여독으로 인한 피로감이 가중될 수 있다.

휴가 무용담은 국내여행을 통해서도 넘치도록 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해외여행 체험담 중 “국내 어디 보다 못하더라”는 얘기도 꽤 들린다.

해외든 국내든 여행을 구상할 때 ‘목적’이 가장 우선시 되고 그 다음이 행선지 아닐까 싶다. 재충전을 원한다면, 또 오랜만에 아이들과의 충분한 대화 시간을 원한다면, 장거리 이동 보다는 국내 여행지에서 보다 값지고 알찬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IT 강국답게 핸드폰으로 여행지와 맛집 정보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지방마다 관광객들을 모으기 위해 잘 가꾼 여행지들이 많기 때문에, 미리 계획만 잘 세운다면 외국 못지 않은 풍경의 해안가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잔 하며 진정한 힐링 여행을 즐기게 될 것이다. 이번 여름휴가를 국내에서 보내고 싶은 분들에게 각각의 여행 목적에 맞춘 국내여행지 몇 곳을 추천하고 싶다.

바쁜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에게는 전남 강진군을 권한다. 청자의 본고장이며 정약용이 생각을 다듬은 강진에서는 성전면 1박2일 코스가 좋다. 잿빛 빌딩의 도시에서 벗어나 월출산 계곡에 들려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고, 설록차로 유명한 인근 강진다원과 고찰인 무위사와 월남사지에서 조용한 휴가를 보내기에 좋다.

연인과 함께 이국적인 공간에서 로맨틱한 시간을 갖고 싶은 분들에게는 통영을 추천한다. 벽화마을 동피랑, 서피랑이 필수 관광코스이다. 벽화를 구경하며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오르다보면 어느새 강구항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통영 중앙시장에 들러 충무김밥과 꿀빵을 먹어볼 수 있다. 외국 어느 곳 보다 멋진 소매물도 역시 꼭 방문해보아야 할 관광지다.

아이들과 함께 역사공부도 하고, 즐거운 물놀이도 원하는 가족들에게는 강원도 강릉을 추천한다. 교육적인 면에서나 휴양을 위한 여행으로도 볼거리가 많은 강릉은 신사임당의 흔적이 남아있는 오죽헌에서 고택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다양한 먹거리를 맛보며 경포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기에도 좋다.

또한 경포호와 경포습지를 잇는 길은 중간 중간의 풍경이 아름다워 천천히 쉬어가며 걸을 만 하다. 국내 바리스타 1세대인 박이추 등이 조성한 커피거리에서의 여유도 좋다.

이 밖에, 국내엔 유명 외국 도시 보다 더 멋진 야경, 해외 바닷가 보다 더 수려한 다도해, 어느 웰빙 강국 못지 않은 힐링촌, 북유럽 해안선 만큼 아름다운 동해안 해파랑길 770㎞, 남미 트레킹 보다 훌륭한 지리산 둘레길 300㎞ 등 숨은 보석들이 많다.

요즘같이 국제 정세가 불안하고 내수경제도 어려운 때에는 부모가 유년시절을 보낸 추억의 장소로 가는 것도 좋다. 방방곡곡 숨어있는 보석 같은 여행지에서 가족애, 풍광, 힐링, 건강, 가성비 등을 모두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지방의 경제를 살리고, 우리가 자주 가면 외국인이 더 많이 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국내 여행은 애국이기도 하다.

한경아

재단법인 한국방문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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