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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릴러·판타지·유머까지…휴가 책 한권에 푹 빠졌네
들고가는 휴가여행서 7選
‘내손 놓지마’ ‘나는 혼자 여행중…’ 등
연쇄살인범뒤 꼬인 감동과 서스펜스 선사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여행가방을 챙겼다면 마지막으로 무슨 책을 들고 갈 지 결정할 일만 남았다. 방에 콕 박혀 지내길 선택했다해도 한 권의 책 고르기는 불가피하다. 소설 혹은 시집, 여행의 기분을 돋울 여행에세이?

올 여름 독서시장은 소설 홍수다. 취향 껏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예년보다 넓어졌다. 스릴러와 판타지, 추리 등 쟝르소설 강세 속에 따뜻한 감성과 유머를 간직한 소설들도 다양하다. 종래 미국, 일본 중심에서 유럽 소설, 특히 평범한 일상 속에서 지혜와 착한 유머를 건져올리는 북유럽 소설이 다수 출간됐다.

▶스릴=‘그림자 소녀’로 프랑스 문학계에 돌풍을 일으킨 미셸 뷔시는 내놓는 작품마다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프랑스 최고의 추리작가 반열에 올라있다. 이번에 나온 소설 ‘내 손 놓지 마’는 프랑스 해외령인 레위니옹 섬을 배경으로 대자연의 풍광과 역사, 사회, 문화를 관통하며 서사와 서스펜스를 버무려냈다. 평화롭고 나른한 열대의 시간을 만끽하던 어느 날 오후, 호텔 방에는 핏자국만 낭자하고 미모의 아내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다. 용의자로 떠오른 남편은 경찰의 추격을 피해 딸을 데리고 섬 반대편으로 도망치기 시작한다. 그들이 질주하는 곳마다 시체들이 하나 둘 늘어가고 평화로운 섬은 삽시간에 연쇄살인마의 공포로 뒤덮인다.(미셸 뷔시 지음, 김도연 옮김/달콤한 책) 

‘댄 브라운의 귀환’ ‘독일 스릴러의 자존심’이라는 평을 듣는 티보어 로데의 최신작 ‘모나리자 바이러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의 비밀을 찾아가는 지적 스릴러물. 헬렌 모건은 아름다움을 인지하는 두뇌의 반응을 연구하는 신경미학자다. 루브르 박물관의 초청으로 ‘모나리자’의 미적 요소를 밝히는 새로운 연구과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그녀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이 있는데 사람의 음성을 색깔로 보는 공감각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 스스로 자기 연구의 실험제가 되었다가 당혹스런 경험을 한 그날, 헬렌은 파트리크 바이시라는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아버지 파벨 바이시이 실종에 헬렌의 딸이 연관돼 있을지도 모른다는 내용. (티보어 로테 지음, 박여명 옮김/북폄)

데뷔작 하나로 북유럽 대표작가로 떠오른 노르웨이 작가 사무엘 비외르크의 ‘나는 혼자 여행중입니다’는 모던 크라임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쉰네살의 베테랑 수사관 홀거 뭉크는 어느날 숲속에서 인형옷을 입은 소녀의 시체가 발견된 사건을 맡고 심상치 않은 기미를 감지한다. 과거 그와 환상적 호흡을 맞춰 사건을 해결한 놀라운 직관력을 가진 미아를 합류시키는데, 뭉크가 던져준 사진을 무심히 살펴보던 미아의 촉수는 다시 예민하게 살아난다. 잔인하고 치밀한 연쇄살인의 뒤에 꼬인 복잡한 현대 삶의 인간관계들, 치명적 폭력성, 가슴아픈 개인사까지 감동과 서스펜스를 선사한다.(사무엘 비외르크 지음, 이은정 옮김/황소자리)

▶판타지=21세기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격이랄 캐서린 M.밸런트의 페어리랜드 시리즈 세번째 이야기는천상의 얘기로 꾸며진다. ‘달을 두 조각낸 소녀’에서 열네살로 성장한 셉템버는 아버지로부터 중고 자동차를 선물받고 페어리랜드로 가는 날만 손 꼽아 기다린다. 망가진 울타리를 고치기 위해 집을 나선 셉템버는 시공의 수호자, 파란 바람이 펼친 전선 그물을 순식간에 통과해 천상의 페어리랜드로 향한다. 까마득히 길고 높은 고속도로를 달려 페어리랜드의 달에 도착한 셉템버는 달에 발을 내딛는 순간 엄청난 달 지진을 겪는다. 문학적 유산을 보여주는 은유와 삶에 대한 종교적ㆍ철학적 통찰, 자신의 선택과 운명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험을 해나가며 운명을 요리해나가는 이야기가 매력적이다.(캐서린 M.밸런트 지음, 김승욱 옮김/작가정신)

38개국에 판권이 팔리며 호평을 받은 빅토리아 애비야드의 판타지 로맨스 소설 ‘레드 퀸:유리의 검’은 전 연령층을 아우를만한 액션 스케일과 태어날 때부터 능력과 신분이 결정되는 가상현실의 실재감있는 스토리가 어우러져 공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붉은 색 피로 태어나면 평범한 계층인 ‘적혈’, 은색 피로 내어나 초능력을 쓰는 군림하는 계층 ‘은혈’로 이뤄진 세계, 적혈로 태어났으나 우연히 자신이 은혈과 같은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메어는 원치 않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왕위에서 쫒겨난 첫째 왕자 칼과 함께 도망자 신세가 된다.(빅토리아 애비야드 지음, 김은숙 옮김/황금가지)

▶그리고 농담=“즐거운 일이 있으면 커피에 크림을 타서 마시면 된다. 슬픈 일이 있으면 커피를 블랙으로 마시면 된다”. ‘핀란드 유머의 제왕’이라 불리는 투오마스 퀴러의 ‘괴짜 노인 그럼프’의 주인공 그럼프의 인생철학은 심플하다. 평생 7번의 외식, 샤워는 딱 12초 동안만 하는 단출하고 정갈한 삶의 태도를 지녀온 그는 요즘 세태가 맘에 들지 않는다. 불필요한 것들을 마구 사들이고 쓸 데 없는 일에 정신을 팔며, 냉동음식, 인터넷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바보가 돼간다고 투덜댄다. 그의 일상은 매일 요양원에 가서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보는게 전부다. 그러다 문득 자기도 병원신세를 질 수 있다는 생각에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떠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죽음의 비장함을 북유럽식 착한 유머로 승화시킨 작품이다.(투오마스 퀴뢰 지음, 이지영 옮김/세종서적)

스웨덴 스타일 블랙유머를 잇는 라르스 베르예의 ‘오피스 닌자’는 이 시대 직장인들의 자화상 격인 주인공 옌스 얀센의 100일간의 실종일지다. 얀센은 안전제일 국가 스웨덴에서 자전거 헬멧을 생산하는 중견기업 헬멧 테크의 마케팅 팀장. 서른 중반의 미혼인 그는 지극히 평범한 스톡홀름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다. 12년을 함께 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뼈빠지게 일해온 회사가 성과만 운운하는데 지친 그는 더 이상 숫자로 표시되고 싶지 않다. 얀센은 확실한 해결책을 찾아낸다. 이른바 ‘오피스 닌자’의 삶이다. 일터가 최고의 은신처라는 생각으로 회사 창고에 숨어들어 회사용 간식과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동료들이 컴퓨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일하는 사이, 천장에서 단잠을 자고 캠핑을 하며 보낸다. 가족과 동료들은 그가 어디갔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자신의 삶에서 ‘뭣이 중헌디’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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