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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자기 몫’만 챙기려는 노조 - 이철훈 청년시사잡지 바이트 대표
또 파업이다. 중후대장산업인 조선업과 중공업, 건설플랜트의 노조가 ‘구조조정 반대’를 이유로 총파업 강행을 선언한 데 이어 임금협상 결렬 및 구조조정 반대를 구실삼아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23년 만의 동반파업에 돌입했다. 공기업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목표로, 총파업을 위한 수순을 밟는 중에 있다. 안 그래도 수출둔화와 내수부진 등으로 신음하고 있는 한국경제가 ‘하투(夏鬪)의 격랑’에 힘없이 휩쓸릴 듯하다. 

이번 하투에 나선 노조의 목적은 별 다른 게 없다. ‘자기 몫’에 대해서는 단 ‘1’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 말고는 없다. 회사의 사정은 ‘알 바’가 아닌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9만6712원 인상, 성과급 250% 보장,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연수 연례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2년간 5조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회사를 상대로 해외연수를 보내달라는 노조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기본급 7.2%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일반 연구직 조합원의 승진거부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중 승진거부권은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기득권 보호’에 목적을 두고 있음을 나타내준다. 만약 과장급으로 승진할 경우 노조원 자격이 상실되면서 ‘호봉승진’ ‘비(非)구조조정 대상자 포함’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없기 때문에 승진거부권을 주장한다는 비판이 있다.

노조의 이번 파업행보는 ‘볼모파업’의 전형이다. 국가경제를 볼모로 잡고, ‘해 볼 테면 해 보라’는 식으로 파업을 선언한 듯싶다. 기득권 보호 말고는 명분이 없는 파업은 거대 노조의 횡포에 불과하다. 노조의 기득권 보호를 위한 ‘볼모파업’에는 보다 강경하고 원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파업하는 이유가 또 아전인수다. 민주노총은 조선업계와 현대중공업 및 현대자동차의 파업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재벌 책임 전면 강화를 통해 청년실업, 노인빈곤, 만연한 저임금 및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총파업은 이 투쟁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청년실업,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소득불평등 등은 사실 정규직 과보호와 같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더구나 노동시장이 경직되게끔 만든 원인들 중에는 이른바 ‘공룡노조’도 있지 않은가. 문제를 야기한 원인 가운데 하나인 노조가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상황이다.

노조의 ‘자기 몫’을 챙기려는 술책은 한국경제를 강타할 수 있다. 대내외적인 악재에 발목이 잡혀있는 한국경제다. 조선업계 등의 파업은 조선업의 회생가능성마저 소진시킬 수 있고, 조선업계 모두의 ‘동반패퇴’를 초래할 수도 있다. 자동차 판매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은 국가경제는 물론 지역경제마저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업종 특성상 이번 파업으로 인해 다수의 협력업체에게도 피해가 갈 것임이 불 보듯 훤하다.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모두가 힘들다고 하는데, 노조는 ‘기득권 보호’를 위해 과도하고 양보 없는 요구만 내놓고 있다.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는 것은 실로 불가능하다. 노조의 ‘마이웨이’의 끝은 ‘고립’뿐이다. 노조는 현재 ‘총파업’이란 고속열차에 올라타서 ‘고립’이라는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중에 있다.



이철훈

청년시사잡지 바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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