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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까지 생각했다”… 세월호 유족 절반 이상 외상후 스트레스 앓고 있어
- 유가족 145명 대상으로 6개월 간 조사…생존자 대다수가 정신적 이상 증상 보여

- 자살 시도ㆍ신체적 이상ㆍ실직 등 다양한 모습의 고통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 특조위’)가 단원고 피해자 유가족 145명을 심층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참사 당시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의 유가족과 생존한 피해자들 대다수가 정신적·신체적으로 이상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특조위는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세월호참사 피해자지원 실태조사 발표회’를 열고 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20일 열린 ‘세월호참사 피해자지원 실태조사 발표회’에서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 위원장이 인삿말을 하고 있다.

한편 이번 실태조사는 세월호 특조위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단원고 피해학생 유가족 145명을 심층 면접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가족 145명 중 79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고 있으며 이들은 조사 대상 유가족들의 56%에 달하는 수치다.

특조위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유족들도 4.3%로 일반인 평균치의 0.2∼0.9%에 비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제 자살을 시도하지 않았더라도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유가족의 비율도 42.6%에 달했다.

유족들은 또한 세월호 참사 이전에 없던 신체적 이상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상당수가 전신피로(80.9%), 수면장애(75.4%), 두통(72.7%) 등 스트레스로 인해 고통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참사 이후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잇지 못해 직장을 잃는 등 생활환경에 급격한 변화를 겪은 유가족도 많았다. 참사가 전엔 116명이 직장에 다니고 있었지만 이들 중75명이 참사 후 트라우마 등으로 직장을 그만뒀다.

조사를 진행한 아주대 산학협력단 조선미 교수팀은 “참사 발생 2년이 지났는데도 피해자 지원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유족들의 감정이 참사 당시에 머물러 있다”고 해석했다.

조 교수팀은 “2차 트라우마를 막으려면 유가족이 주체가 돼서 진상규명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존자들을 설문조사한 고려대 김승섭 교수팀은 “생존학생들에 대해 실시된 대입 특별전형을 두고 부정적인 언론과 인터넷 댓글들로 인해 생존학생들은 더 큰 상처를 받았다”면서 “청소년 피해자의 주체성을 고려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조사에 참여한 이화여대 양옥경 교수팀도 “정신건강 문제는 단기간에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며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관리 시스템과 전문상담가 인력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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