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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운전 중 트럭이란 사실을 잊었다…전천후 온오프카 ‘코란도 스포츠’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쌍용자동차의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이하 코란도 스포츠)는 국내 유일 픽업트럭이다. 픽업트럭은 짐칸에 덮개가 없이 오픈된 형태의 소형 트럭을 가리키는 말이다. 픽업트럭은 국내보다 미국에서 널리 보급돼 있다.

흔히 물건을 배달하는 용달차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코란도 스포츠는 SUV 기반의 픽업트럭이란 점에서 독특한 세그먼트에 속한 모델이다. 그런 점에서 앞모습은 코란도 그대로의 SUV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뒤에서 보면 전형적인 픽업트럭 형태여서 SUV와는외형이 완전히 달랐다.

그래서인지 시승 전 트럭 특유의 승차감을 예상했다. 일종의 ‘덜덜’거리는 소리와 투박한 느낌이 상상됐다. 하지만 주행을 시작하고 나서는 점차 트럭이라는 사실을 잊게 됐다. 


시동을 켰을 때 가솔린 세단 수준의 정숙함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엔진음만 비교해도 일반 디젤 SUV보다 훨씬 조용한 편이었다. 중저속으로 도로를 달려도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상당 부분 차단돼 정숙성이 계속 유지됐다. 


풍절음도 비교적 잘 잡혔다. 시속 100㎞ 전후에서도 동승자와 대화하는 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소리가 그리 커지지 않았다.

코란도 스포츠가 일반 SUV를 능가하며 세단 수준의 정숙성을 갖출 수 있는 것은 프레임 바디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견고한 3중 구조의 강철 프레임 바디가 차체에서 발생하는 소리 상당 부분과 진동을 잡아준다. 프레임 전반부 프론트 크로스바를 전체 프레임과 볼트 체결 방식으로 연결한 덕분이다. 이 때문에 차체와 프레임이 하나로 되어 있는 모노코크바디 기반의 차량에 비해 정숙성과 진동방지 효과가 탁월하다. 


렉스턴도 프레임바디 형태지만 이보다 더 정숙함이 강화된 것은 6단 아이신 변속기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미션이 더 정교하면서도 민첩하게 작용해 코란도 스포츠가 렉스턴보다 정숙성 면에서 우수할 수 있다.

그렇다고 코란도 스포츠는 단순 정숙한 모델만은 아니다. 강원도 춘천의 문배마을을 오르내리는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SUV 특유의 역동성을 경험할 수 있었다.

계속된 장마로 길이 움푹 패이고 급회전 길이 꽤 됐는데도 4륜 모드(4H)로 운전하니 빠지거나 밀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있었다. 


경사가 꽤 가파른 내리막길에서는 매뉴얼 모드에 넣고 1단으로 유지하자 엔진브레이크가 강하게 걸리며 브레이크를 많이 밟지 않아도 충분한 제동력이 전달됐다.

하지만 렉스턴에 적용된 HDC(Hill Descent Control)는 없었다. 렉스턴은 HDC 버튼을 누르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내리막길에서 시속 5㎞ 이상의 저속 주행이 가능하다.

거친 길을 운전하는 내내 시트에 느껴지는 충격이 그리 크지 않았던 것은 전륜에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은 승차감과 조종감이 좋아 주로 고급차에 탑재되는데 코란도 스포츠가 이를 전륜에 달았다. 이 덕분에 오프로드는 물론 방지턱 앞에서 미처 속도를 못 줄였어도 예상보다 완충효과가 뛰어났다.

반면 엔진을 2.2리터 대로 키웠지만 기대보다 가속 성능이 크게 뛰어나지는 않았다. 로우엔드토크 방식답게 1400이라는 낮은 rpm에서 최대토크 40.8㎏ㆍm이 구현되지만 실제 시승에서는 저회전 구간을 지나 중반 이후 가속이 조금 더 필요할 때 약간 더딘 감이 있었다.

온로드 구간 핸들이 조금 더 묵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핸들 조작감이 다소 가벼워 단단해보이는 외형과는 느낌이 상반됐다.

데크는 널찍하고 긴 편이라 부피가 큰 물건을 싣기에 무리가 없어보였다. 다만 긴 데크 때문에 2열 시트는 좁아 보였다. 앞자리를 넉넉하게 앉는다고 할 때 2열에 앉을 경우 불편할 수 있다. 쌍용차는 2년 뒤 선보이는 모델에 2열 시트를 더 넓힌 차체를 적용할 계획이다.

시승한 모델은 CX7 비전 트림으로 최고급 사양을 갖췄다. 운전식 및 동반석 통풍시트, 2열 히팅시트, 후방카메라 등이 별도로 갖춰져 있다. 가격은 2990만원이다.

총 시승 구간은 온오프 포함 약 50㎞로 최종 연비는 7.6㎞/ℓ로 기록됐다. 제원상 복합연비는 11.1㎞/ℓ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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