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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화는 디테일에 있다” 블로거들과 만난 G80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요즘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두렵다.

전문가 뺨치는 정보와 식견으로 무장한 소비자들은 성능, 디자인, 가격 등 어느 것 하나 빼놓지 않고 꼼꼼히 살핀다. 이같은 소비트랜드에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지 않으면 그 기업과 제품은 소비자에 외면받기 십상이다.

지난 7일 본격 판매를 시작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브랜드의 G80(지 에이티)도 마찬가지다.

G80는 약 3주간 1만1200대의 사전계약 성적을 올리며 시장의 1차 시험을 통과한 듯 보인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G80을 접하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였다.

제네시스는 지난 16일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기존 제네시스 고객과 자동차 동호회원, 파워블로거 등 6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제네시스 G80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개최했다. 


현대차가 미디어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행사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80를 처음 접하기 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였다. G80이 기존 2세대 제네시스인 DH를 베이스로 한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인 만큼 변화의 폭이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되리라는 예상에서였다.


시승에 앞서 제네시스 개발 관계자들의 제품 설명이 있었다. 여기서 가장 강조된 것은 절제된 디자인과 대폭 향상된 안전사양, 그리고 자율주행의 직전단계인 부분적 능동주행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직접 시승에 나섰다. 2인1조로 이뤄진 시승에서의 동승자는 예상외의 인물이었다.


회원수 20만명이 넘는 온라인 카페 ‘클럽BMW’의 운영자인 김광천(42세) 씨 였다.

김 씨는 현대차 측의 참석요청에 승낙한 이유를 “제네시스가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수입차 O2O 판매 플랫폼 업체 대표이기도 한 김 씨는 “제네시스가 벤츠나 BMW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그 정도의 퀄리티를 보유했는지를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 씨와 함께한 시승은 행사장에서 영종도 인천공항 인근을 돌아오는 90여㎞ 구간에서 이뤄졌다. 차종은 최고 트림인 3.8 파이니스트 4WD 였다.

하루종일 내린 장마비 탓에 안전상의 이유로 급가속, 급제동 같은 테스트를 하기엔 무리였지만 ‘제네시스 스마트 센스’의 일부인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 차선 유지제어 기능 등은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다.

우선 디자인은 기존 DH의 정체성을 지키며 디테일한 변화로 포인트를 줬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무엇을 바꿀 것인가 보다 왜 바꿔야 하는 가에 포커스를 뒀다”며 “기존 DH에 대한 완벽감과 자부심, 그리고 브랜드가 가진 소비자의 신뢰감에 집중했다”고 디자인 컨셉을 설명했다.

G80은 기존 DH에 비해 볼륨감을 살린 크레스트 그릴과 날렵해진 LED램프는 스포티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우드의 느낌을 살린 마감재와 산뜻해진 클러스터, 직관성을 살린 센터페시아가 인상적이었다.

시내 도로를 지나 인천공항 고속도로에 들어서며 G80의 자랑인 HDA를 가동했다. 120㎞ 내외에서 구동된 HDA는 전방카메라와 레이더 등 센서가 앞 차량 진행과 과속 카메라 등을 자동으로 인식해 스스로 주행속도를 조절했다. 기존 현대차에 장착된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의 업그레이드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풍절음이나 엔진 소리 등 소음이 귀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정숙성도 확보했다.

하지만 동력 성능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엑셀레이터에 힘을 줬을 때 RPM은 급격하게 올라갔지만, 가속성은 그를 따라오지 못하는 듯 보였다. 고속주행에서 스티어링 휠을 조작했을 때의 차체 움직임도 기민하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이 밖에도 운전하면서 조작하기에 불편한 패들 시프트, 낮은 뒷좌석 헤드룸 역시 옥의 티로 남았다.

왕복 시승을 마친 뒤 동승했던 김 씨는 “디자인이나 내ㆍ외장, 안전사양 면에서는 해외 유명 브랜드와 견줘도 큰 손색이 없고 일정 부분에선 앞선 면도 보였다”라면서 “다만 성능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총평했다.

시승을 마치고 기자와 만난 ’백미러‘ 파워블로거는 “디테일하게 개선돼야 할 점은 보였지만, 악천후 속에 150km이상 고속주행에도 밸런스가 잘 맞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기존 BH와 DH가 워낙 잘 나온 모델이라, 내수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선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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