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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하모니에 ‘유머 한 스푼’…하버드대의 아카펠라
그룹 ‘크로코딜로스’ 내한 공연
상황극 연출…관객 유쾌한 폭소
올 63개국 순회…한국이 세번째
“다음 공연땐 ‘아리랑’ 준비할 것”



턱시도에 나비 넥타이를 한 ‘젊은 신사’ 12명이 무대에 올랐다. 일사불란하게 박자를 맞추는 손, 그 위로 하모니가 더해졌다.

하버드대학교 재학생으로 이루어진 아카펠라 그룹 ‘크로코딜로스(KROKODILOES)’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국제교류재단(KF) 갤러리에서 하모니 콘서트를 열고 국내 관객들을 만났다. 크로코딜로스는 올해로 창단 70주년을 맞는 하버드대에서 가장 오래된 남성 아카펠라 그룹이다. 미국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을 배출해 왔으며, 예일 대학교의 위펜푸프스(Whiffenpoofs), 프린스턴 대학교의 풋노츠(Footnotes) 등 아이비리그 아카펠라 그룹들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전통 깊은 합창단이다. 

하버드대학교 재학생으로 이루어진 아카펠라 그룹 ‘크로코딜로스(KROKODILOES)’

연주자들의 아름다운 공연과 유쾌한 무대 매너가 200여명 관객을 사로잡았다. 첫 곡부터 “크로코딜로스 멤버들이 갈라서기로 했다”며 중대 발표를 하는 상황극을 연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말을 타거나, 칼싸움을 하거나, 캥거루가 뛰는 흉내를 내면서 유머러스하게 무대에 오른 이들은 이내 표정을 바꾸어 진지하게 화음으로 파고들었다. 그러다가는 무대에서 내려와 트위스트를 추고 관객석을 가로질러 뛰었다. 한 여성 관객을 무대에 올려 노래로 유혹하려는 상황극도 만들어 관객들의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크로코딜로스의 단장 피터 우(Peter Wuㆍ23ㆍ역사학)는 “올해 63개국을 순회하는 투어 일정에서 세번째 나라로 한국을 방문했다”며 “한국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정말 즐거운 공연이 됐다”고 했다.

하버드대 학부생들로만 이뤄진 이들은 매년 여름방학 전세계 투어에 나서며 연간 200회 이상의 공연을 소화한다. 공연을 위해 이들이 쏟아붓는 노력도 엄청나다.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12~14시간씩 만나 화음을 맞춘다.

크로코딜로스 멤버인 한국인 홍찬의(19ㆍ컴퓨터공학)는 내년에 투어매니저가 되어 한국을 다시 찾겠다며 “다음 공연에서는 ‘아리랑’을 준비해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 공연을 마치고 시흥, 전주에서 공연을 이어간 후 일본으로 건너간다. 투어는 아시아 국가들을 거쳐 유럽으로 이어진다. 이날 공연을 주최한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윤금진 교류협력이사는 “우리 국민과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문화와 예술을 통한 상호 이해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마련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세진 기자/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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