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불황엔 역시 문학’…독자들 소설로 돌아오다
교보문고 상반기 베스트셀러 21종으로 늘어


‘불황에는 문학’이라는 통설이 다시금 입증됐다.

올 상반기 출판계는 소설의 귀환과 시집의 대활약으로 문학이 모처럼 웃었다. 특히 지난해 표절 논란에 따른 한국문학의 위기를 한강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이 거뜬히 상쇄하며 독자들을 다시 소설로 돌아오게 했다.

교보문고 상반기 결산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100위 권 내 14종이던 소설은 올해 21종으로 크게 늘었다. 에세이 분야와 인문 분야가 각각 16종으로 뒤를 이었다. 문학성과 공신력을 인정받은 한강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과 인기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신간 출간이 이어지면서 애독자층을 불러 모은 것.

한강의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등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고 히가시노 게이고, 베르나르 베르베르, 정유정, 이기호 등 인기 작가들의 신간이 줄줄이 출간하면서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또, 사만다 헤이즈의 ‘언틸유어마인’, 클레어 맥킨토시의 ‘너를 놓아줄게’ 등 장르적 성격이 강한 도서가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오랫동안 사랑 받고 최근까지 작품 활동을 꾸준히 했던 작가의 타계에 따른 작품도 큰 인기를 끌었다. 신영복, 움베르토 에코, 하퍼 리 등 상반기에 별세한 지성인들을 기리며 남긴 저서를 찾는 독자들로 인해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영향을 끼쳤다.

시집도 날았다. 시인 윤동주가 유일하게 남긴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본의 복간 열풍으로 초판본 시집들이 줄을 이어 복간 됐다.

활자나 인쇄 종이질을 초판본의 느낌을 살려 독자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깨웠고, 최근 사회적 복고 열풍과 맞물려 시너지를 낳았다. 일부 독자들에게는 남과 다른 희귀 판본을 소유한다는 소장 욕구를 자극하기도 했다.

과거 베스트셀러 시집의 재출간도 이어졌다. 칼릴 지브란의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류시화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이해인의 ‘민들레 영토’ 등 시 분야에서는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스테디셀러 시집들의 재출간이 이어졌다. 80~90년대의 독자는 물론 검증된 작품을 찾는 불황의 새로운 독자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