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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그룹 전방위 수사]베일 벗는 자금관리 행태…검찰-롯데家 ‘300억 진실게임’
재산관리인들은 ‘급여·배당금’
檢 “회계자료 분석해보면 알 것”
뭉칫돈 별도보관 비자금 의혹 증폭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61) 회장이 매년 300억원이 넘는 부외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로 구성된 롯데그룹 수사팀은 오너 일가의 재산관리인들로부터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매년 각각 100여억원과 200여억원의 부외자금을 조성해 운영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재산관리인들은 정당하게 받은 급여와 배당금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수사팀은 자금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그룹 각 계열사가 제출한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이 받은 급여와 배당금은 재산관리인의 주장대로 210억원 규모다. 반면 신 총괄회장의 급여와 배당금은 61억원에 불과해 재산관리인의 진술과 차이가 있다.

검찰 관계자는 14일 “(급여와 배당금이라고 보기엔) 금액이 너무 크다”며 “압수한 회계자료를 분석하면 (비자금 여부가) 곧바로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 부자가 언제부터 이같은 방식으로 부외자금을 조성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점에 따라 부외자금이 최대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신 총괄회장의 비서 이모(57) 전무 등 재산관리인들이 오너 일가의 ‘수상한 자금’에 대해 이처럼 속속 털어놓으면서 롯데그룹의 자금관리 행태도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다.

이 전무는 검찰이 지난 10일 대규모 압수수색 당시 확보에 실패했던 신 총괄회장의 금고 속 물건들의 행방도 확인해줬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무는 지난해 10월 장남 신동주(62)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회장 간 ‘형제의 난’이 한창일 때 신격호 측에 의해 해임되자 인수인계를 거부하고 신 총괄회장 집무실에 있던 금고의 내용물을 그대로 갖고 나왔다. 이후 자택에 보관하다가 처제 집에 옮겨놓았고, 검찰은 13일 서울 목동 처제 집에서 박스에 담긴 현금 30억원과 서류뭉치들을 확보했다.

신 총괄회장 비서실이 있는 롯데호텔 33층 내 비밀공간도 이 전무의 진술로 이번에 처음 그 존재가 드러났다. 이곳에서도 상당량의 금전출납부와 통장이 발견됐다. 검찰 관계자는 “눈으로는 쉽게 구별이 안될 만큼 은밀한 곳에 비밀공간이 조성돼 있었다”고 했다.

이처럼 그룹 총수가 자신의 거처에 뭉칫돈을 별도로 보관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자금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수사팀은 확보한 자료들을 토대로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롯데그룹의 ‘심장’으로 평가되는 정책본부가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집중 수사 중이다.

또 계열사 간 자산거래에서의 배임 여부와 일감 몰아주기로 오너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에 비정상적으로 특혜를 준 부분도 이번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밖에 검찰은 오너 일가의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계열사에 손실을 끼친 부분도 살펴보고 있다.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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