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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의 롯데 ①] 경영권 분쟁이 불러온 참사…롯데홀딩스 주총 누구 손 들어줄까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그룹 오너 일가가 줄줄이 검(檢)을 맞게 된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놓고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간 표대결이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광윤사 최대주주인 신동주 회장이 검찰 수사가 들어온 틈을 타 신동빈 회장의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안을 안건으로 낸 것이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10일 일본에서 낸 성명에서 “창업 이후 최대 위기상황이라는 중대성에 비춰 정기 주총에 앞서 롯데홀딩스 및 종업원지주이사회에 대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협의의 장을 설치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롯데홀딩스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에 대해 다시 한 번 지지를 요청한 것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오른쪽)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등 한국 롯데의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게 되면 한국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를 소유하는 격이어서, 일본과 한국 롯데의 ‘원 리더’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된다.

롯데홀딩스는 지주사 역할을 하는 광윤사가 28.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20.1%, 임원지주회 6%,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오너가 가족 7.1%, 롯데재단 0.2%의 지분으로 구성돼 있다. 신동주 회장이나 신동빈 회장, 그 누구도 과반(50%)은 확보하지 못했다.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을 얻어오는 쪽이 이기는 구조다.

종업원지주회는 10년 이상 롯데에 근무한 과장 이상 직급자 중 본인이 원하고 이사회에서도 허가한 이들에 한해 우리사주를 주는 형식이다. 자기 지분에 대한 배당은 받을 수 있지만 퇴직하면 바로 반납해야 한고, 의결권은 하나로 의견을 모아 행사해 왔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2월 임시주총을 제안하면서 종업원 지주회가 자신에게 지분을 넘겨주면 1인당 25억원의 가치로 이를 매입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파격적인 제안에도 불구하고 당시 표대결서 패했다.

일본에서는 신동빈 회장에 대한 종업원지주회의 지지가 확고하다는 평이다. 지주회의 여론을 이끄는 회장이 ‘신동빈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일격은 신동빈 회장으로서도 뼈아프다. 당시 종업원지주회는 1인당 25억원이란 ‘잿밥’ 을 던진 신동부 회장이 아니라 롯데의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한 신동빈 회장을 선택했다. 그런데 그룹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를 받게 된 건 ‘그룹의 발전적인 비전’과는 배치된다.

한국에서 신격호 회장을 보필하고 있는 신동주 회장과 미국 출장 중인 신동빈 회장은 조만간 일본으로 건너가 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초유의 검찰 수사를 맞게 된 이번에는 종업원지주회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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