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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 구조조정>한진해운 ‘최대변수’로 떠오른 운영자금 문제
-정부, 채권단 “한진해운 대주주가 최소 운영자금 마련해야”

-한진그룹 ”4000억원 내놓겠다“에 채권단 거절 “6000억 이상 돼야”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채권단 자율협약 시작부터 안갯속을 걷고 있는 한진해운이 자율협약 기간 중 운영 자금 문제로 위기에 봉착했다. 정부는 대주주가 있는 회사인 만큼 채권단이 운영자금을 지원해줄 수 없다고 쐐기를 박았고, 이에 한진그룹 차원에서 자금 지원 방법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단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라는 압박을 받아온 한진그룹은 최근 4000억 원을 내놓겠다는 의사를 채권단에 전달했다.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및 지원 방식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식이 유력해보인다.

문제는 지원 규모다. 채권단은 실사 결과 2017년 말까지 부족자금이 1조원이 넘는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해운은 당장 운영자금이 바닥난 상황이고, 뒤이어 올해 4000억원, 내년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진그룹은 4000억원 지원을 제시하고, 나머지 6000억원 가량은 채권단에서 메워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내에서는 경영권 포기 말고 대주주의 금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현재 걸려있는 여신만 1조원대인데, 용선료 지급이나 유류비, 항만 이용료 등 영업을 위한 최소 운영 경비까지 채권단이 부담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등 아무것도 해결 안된 상태에서 돈이 들어가면 모든걸 채권단이 짊어져야 한다”며 “적어도 현재 운영자금 등 유동성 문제는 한진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문제는 한진해운의 대주주인 대한항공도 여력이 없다는 점.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지분 33.2%를 가진 대주주다. 조양호 회장이 2014년 한진해운을 맡은 뒤 1조원 이상을 지원하면서 대한항공 역시 부채비율이 931%에 달할 정도라 지원할 여력이 없다.

대한항공은 최근 4개월간 이미 발행했거나 발행을 추진 중인 자산유동화증권(ABS)이 1조원대에 달하는 등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일반 회사채(공모,사모)와 외화표시채권도 52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이로써 ABS, 회사채, 외화채 등으로 올 들어 내달까지 조달하는 자금 규모가 1조5600억원으로 불어나게 됐다.

ABS는 장부상 아직 인식되지 않은 장래 수익(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당장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된다.

조양호 회장도 한진해운 자금 지원과 관련해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자금줄이었던 대항항공도 더이상 한진해운을 지원할 여력이 부족하다는게 문제“라며 “그렇더라도 채권단에 한진해운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선 조양호 회장이 직접 나서서 성의 표시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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