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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하늘 나는 호텔’ 각국 왕자들의 고급 전용기 가격은?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김세리 인턴기자]최근 인터넷 판매 사이트인 '컨트롤러 닷컴(Controller.com)'에 특이한 물건이 하나 올라왔다. 지금은 단종된 보잉 747-SP다. 더 눈에 띄는 건 가격이다. 생산된 지 37년이난 지난 비행기인데 추정 판매가가 2600만달러다. 우리돈 약 300억원에 해당한다.

이 항공기를 제작한 영국의 항공제작사 ‘북어젯(Book A Jet)’이 판매자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 주인은 따로 있다. 바로 카타르의 원수 알 타니(Al Thani) 왕실이다. 

카타르 왕실이 소유한 보잉 747-SP [사진=북어젯]

카타르 왕실은 1995년 유나이티트항공으로부터 이 비행기를 사들여 20년간 사용했다. 판매를 담당하는 붓어젯은 해당 비행기의 37년간 비행시간이 총 6만8602시간에 달하지만 지속적이고 꼼꼼한 관리로 큰 결함 없이 정상적으로 운항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어젯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매능력이 있는 소수에게만 비행기 내부의 전체 모습과 가격정보를 공개하므로 이 비행기의 정확한 가격은 알 수 없다. 하지만 1992년 당시 같은 기종의 판매가가 2600만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매물로 나온 비행기의 연식과 노후 상태를 감안해 그 가치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날개폭 195피트(약 59.43m), 항공기 높이 65피트(19.81m)인 이 비행기의 전체 좌석 수는 89개에 불과하다. 다른 747 시리즈 비행기들의 장착 좌석수가 보통 333~368개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적은 수지만, 한 나라 원수이자 왕실의 전용기인만큼 비행기 내부를 복층구조로 개조하고 VIP시설을 여러 개 만들었다.

금을 입힌 침실 벽면(위), 회의실  [사진=북어젯]

비행기 내부는 호텔을 방불케 한다. 널찍한 욕실이 딸린 침실과 식사 공간, 회의실 다수를 보유한다. 내부 인테리어는 2000년대의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지도록 꾸몄다. 비행기 상단에 있는 비즈니스 클래스까지는 나선형 계단을 통해 이동할 수 있다. 각 좌석은 크림색 가죽으로 만들어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개인실의 벽은 금을 입혔다.

카타르 왕가는 판매에 내놓은 이 전용기 외에도 보잉사의 747-800 시리즈 비행기 두 대를 소유하고 있다.

▶세면대까지 보석으로 치장…브루나이 왕가=’하늘을 나는 호텔’은 사실 카타르 왕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 각국의 기업가들과 유명 연예인, 정부 소속의 대통령 비행기까지 다양한 직업군에서 개인 전용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중에서 가장 화려한 주인을 뽑자면 단연 한 나라의 상징과도 같은 ‘국왕’이 된다. 

브루나이 하사날 볼키아 국왕과 첫 번째 왕비 라자 이스테리 펜기란 아낙 살레하 [사진=PTI]

아시아 동남부에 인도네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작은 나라, 브루나이 왕가의 하사날 볼키아(Sultan Haji Hassanal Bolkiahㆍ70) 국왕도 그들 중 한 명이다. 면적 5765㎢에 불과한 이 나라는 산유국이다. 지금도 국내총생산(GDP)의 70%는 원유ㆍ천연가스 수출에서 나온다. 세계에서 제일 부유한 석유재벌 군주로 꼽히는 그의 재산은 400억달러. 46조2000억원에 해당하는 돈이다.

하사날 볼키아 국왕이 소유한 보잉 747-430

하사날 볼키아 국왕은 개인 전용기로 이용할 목적으로 보잉 747-430 항공기를 사기 위해 루프트한자항공으로부터 최소 4억달러(4628억원)를 지불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전용기 중 하나로 꼽히는 가격이다. 

비행기는 브루나이 왕가의 정치적 거두인 ‘술탄’ 직위에 걸맞게 화려함을 강조했다. 화장실 세면대를 비롯해 순금과 크리스탈 보석으로 내부 인테리어를 꾸미는데 1억2000만달러 투자했다. 

금으로 도배된 화장실(위), 내부 인테리어

하사날 볼키아 국왕은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직접 전용기를 운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3년 11월에 대형 전용기를 직접 조종해 미국까지 날아간 일화가 있다. 그는 보잉 747-430 외에도 에어버스340과 6개의 소형 비행기, 헬립코터 2대를 따로 갖고 있다.

▶'특별 시설' 갖춘 사우디 왕자의 전용기=카타르와 브루나이의 왕가가 기존에 이용 중이던 비행기를 항공사에서 사들인 경우라면, 아예 항공기 제작회사에 연락해 따로 전용기를 주문ᆞ구매한 왕자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붉은 왕자’ 알왈리드 빈 탈랄(Alwaleed bin Talal Al-Saudㆍ61)이 그 주인공이다. 그가 개인적으로 소유한 비행기 기종은 ‘하늘을 나는 7성급 호텔’이란 애칭을 지닌 에어버스380. 약 4억8700만달러(약 5635억원)가 지불됐다.

알왈리드 왕자

3층 구조의 이 비행기는 기존의 800개 좌석을 새롭게 리모델링했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여타 호화 비행기들과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시설물들이다. 알왈리드 왕자는 자신의 롤스로이스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널찍한 주차공간을 비행기 안에 들였다. 회의실에는 거대한 아이터치 스크린을 구비해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하도록 했다. 한국의 찜질방을 떠올리게 하는 한증실은 2mm 두께의 대리석으로 촘촘히 장식돼 있다. 

알왈리드 왕자 전용기의 다양한 시설들

‘매직 카펫’이라고 불리는 곳은 땅을 내려다볼 수 있게 바닥을 투명한 재질로 만들었다. 평소 과감함의 대명사로도 불리는 그답게, 바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매직 카펫 위에서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특별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다. 콘서트홀에는 베이비 그랜드 피아노 1대와 1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있다. 종종 유명 연주가가 초청돼 비행 동안 공연을 펼친다.

이슬람 신도인 그는 전용기 내에서도 어디든 메카를 향해 기도할 수 있도록 ‘기도실’도 만들었다. 기도실 안에는 컴퓨터가 조정하는 매트를 깔아 비행 방향과 관계없이 메카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알왈리드 왕자는 지난해 1월 세상을 떠난 고(故)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Abdullah Bin Abdul Aziz) 국왕의 조카로 사우디 왕가의 자제다. 하지만 7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타지인 레바논에서 자라면서 스스로 부를 축적해나갔다. 부동산에서 시작해 투자회사 ‘킹덤홀딩스’를 설립하며 애플, 트위터 등 글로벌 기업에 투자해 자산을 불렸다. 현재 글로벌 체인 포시즌스호텔의 최대주주인 그의 자산은 220억달러로 평가된다.

ser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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