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부도덕’ 외국계 기업에 연달아 칼 빼든 檢…진검이냐, 무 검이냐
-‘배기가스 미인증 혐의’ 아우디ㆍ폭스바겐 차량 956대 전격 압수, 옥시 英 본사도 정조준

-과거 론스타ㆍ구글 등 ‘솜방망이 수사’ 오명…이제는 ‘적극적 압박’으로 강도 높여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ㆍ이하 옥시) 영국 본사를 정조준한 가운데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아우디ㆍ폭스바겐 차량을 전격 압수하는 등 외국계 기업들을 상대로 강력한 압박에 나서고 있다.

과거 주요 외국계 기업에 대한 수사에서 번번이 큰 소득을 얻지 못했던 검찰이 이번에는 주목할만한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2일 서울중앙지검 형사 5부(부장 최기식)는 전날 오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경기도 평택 센터에서 압수한 신형 아우디 A1 292대와 A3 314대, 골프 350대에 대한 정밀 검증에 들어갔다. 

검찰이 옥시를 비롯해 아우디ㆍ폭스바겐 등 글로벌 외국계 기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면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옥시 제품 관련 이미지.

검찰에 따르면 아우디 A1과 A3는 수입 전에 사전 환경 인증을 받지 않았고, 골프는 유해가스 배출량이 허용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의혹 모두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 차량들은 유럽의 강화된 배출가스 환경기준인 ‘유로6’ 인증이 적용된 신차들이다. 기존에 배출가스 조작 의혹이 제기된 유로5 차종 외에 유로6 차종에서 유사 문제점을 발견해 수사에 들어간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해당 차량은 아직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고객 수요를 맞추고자 정식 절차를 밟지 않고 서둘러 차량을 들여오면서 위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검찰은 압수된 전체 차량에서 배기관(머플러) 누설 결함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단순 제작오류인지 아니면 고의적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폭스바겐은 연간 자동차 생산량이 1000만대에 육박하는 글로벌 2위의 자동차 기업이다.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독일과 외교적 마찰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옥시와 폭스바겐 등 국내 진출한 글로벌 기업를 향해 검찰이 칼을 빼들면서 과거 외국계 기업과의 악연을 끊어낼 지 여부도 관심사다. 

검찰이 옥시를 비롯해 아우디ㆍ폭스바겐 등 글로벌 외국계 기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면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폭스바겐 관련 이미지.

지난 2006년 미국계 투기자본 론스타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 나선 검찰은 유회원 론스타 코리아대표와 론스타 코리아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의혹의 핵심이었던 스티븐 리 당시 론스타 코리아 지사장이 미국으로 도피하면서 론스타 경영진에 별다른 책임을 묻지 못했고, 기소된 이들 대부분도 무죄가 선고되면서 ‘부실 수사’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2011년에도 검ㆍ경이 글로벌 IT기업인 구글이 국내 이용자들로부터 60만건 이상의 개인정보를 불법수집한 정황을 포착했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수사가 마무리되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구글 본사의 개발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요청했지만 구글 측이 이에 응하지 않고 버티면서 결국 기소중지 처분을 한 바 있다.

외국계 기업 수사를 위해 여전히 돌파해야 할 관문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에 있는 외국인 임원 등 핵심관계자를 조사하려면 범죄인 인도요청을 해야하는데 해당 국가가 비협조적일 경우에는 사실상 국내 소환이 불가능하다. 여기에 일부 외국계 기업은 ‘폐업하고 떠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강해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일관하는 사례도 상당수다.

한편 프랑스 검찰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구글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외국계 기업과의 ‘세금 전쟁’에 돌입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bigroo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