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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혈압 극복하려면 ①] 야근에 뒷목 잡는 김 부장 합병증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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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렷한 증상 없어 수시 체크 필요…생활요법으로 혈압 관리해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직장인 김모(49)씨는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고혈압약을 처방 받는다. 5년 넘게 약을 먹고 있지만 잦은 회식과 부족한 운동량으로 혈압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의사는 식습관과 흡연 등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50년 가까지 굳어져 온 생활방식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쉽게 혈압 측정 가능…수시 체크로 관리해야=혈압이란 혈액이 혈관 벽에 가하는 힘을 말한다. 수축기 혈압(최고혈압)과 확장기 혈압(최저혈압)으로 나뉜다.

나라마다 고혈압 진단기준에 차이를 보인다. 국내에서는 18세 이상의 성인의 수축기 혈압을 2번 이상 측정해 평균140mmHg 이상이면 고혈압, 120mmHg 이상이면 고혈압 전단계를 의심하며 다른 날 다시 측정해 확인한다.

이완기 혈압은 90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 80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 전단계를 의심하며 다른 날 다시 측정해 확인한다.

고혈압의 원인은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일차적 원인과 비만, 음주, 운동부족, 당뇨병 등 내분비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이차적 원인이 있다. 일차적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이를 본태성 또는 원발성 고혈압이라 부른다. 이차적 원인에 의한 고혈압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과체중, 45세 이상의 남성, 55세 이상의 여성, 고혈압의 가족력이 있을 때, 고혈압 전단계(혈압이 120-139/80-89 mmHg 범위)일 때 고혈압 진단을 받을 확률이 높다.

고혈압은 기본적으로 증상이 없는 병이다. 당뇨, 고지혈증, 비만 같은 성인병도 증상이 없고 심지어 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이런 질환에서 증상이 나타날 땐 질병이 상당히 진행했거나 합병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박창규 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다른 성인병과 같이 고혈압도 자신의 느낌으로는 구별할 수 없다”며 “평소에 고혈압의 증상이나 징후가 없다고 방치하면 치료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고혈압인지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자가나 헬스센타, 기타 공공기관에서 전자혈압계로 측정해 높은 혈압을 보일 때 일단 의심할 수 있다.

▶생활요법부터 시작…혈압 수치 조절이 관건=고혈압은 질병 자체보다도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더 중요하다. 고혈압을 치료하면 뇌졸중 발병률은 약 40%, 관상동맥질환의 발병률도 8~16% 감소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식생활의 서구화로 30~40대 젊은 층에서 고혈압 발생이 빈번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박 교수는 “젊은 세대는 약 복용을 제 때 하지 않아 고혈압 관리가 쉽지 않다”며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 순환기내과 전문의와 상의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 혈압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함으로써 합병증을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치료는 식이, 운동 등 생활요법과 약물요법이 있다. 생활요법은 비록 효과가 뛰어나지는 않지만 부작용이 거의 없고, 동반되는 체중의 감소와 운동량의 증가에 따른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효과가 있다. 죽상동맥경화(혈관벽이 두꺼워지거나 혈관의 탄성이 줄어드는 현상)의 예방효과도 있으므로 약물요법보다 우선한다.

체질량지수(BMI, 체중(kg)/신장(m)의 제곱)가 25 이상이거나 복부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체중은 10㎏을 줄이면 수축기혈압이 5~20mmHg 정도 감소한다.

운동은 혈압을 낮추고 체중은 줄이며 고지혈증 개선,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있어 고혈압 환자에게 매우 유용하다. 빠르게 걷기, 조깅, 자전거, 수영, 체조, 줄넘기, 에어로빅 등 유산소 운동이 좋다. 근력 운동은 일시적 혈압상승 위험이 있으므로 가볍게 시작해 2주 간격으로 서서히 강도를 높여야 한다.

운동의 강도와 횟수는 최대심박수 (220-나이)의 50~60%, 약간 땀이 날 정도로 주 5~7회 최소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하면 수축기혈압이 4~9mmHg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음주는 혈압은 물론, 혈압약에 대한 저항을 높인다. 하루 알코올 허용량은 소주 2잔이나 맥주 375㎖ 또는 위스키 2잔이 적당하다. 여성과 저체중인 남성은 하루 1잔으로 제한했을 때, 2~4mmHg 정도 혈압이 떨어진다.

흡연과 카페인 섭취는 고혈압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혈압을 올린다. 현대인이 피해갈 수 없는 스트레스 역시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명상이나 음악감상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다스릴 수 있다면 수축기혈압이 6mmHg 정도 감소된다는 보고가 있다.

박 교수는 “고혈압의 생활요법은 6개월 이상 지속해야 안정적인 혈압조절 효과가 있으므로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활요법을 잘 시행했는데도 혈압이 계속 높다면 약물치료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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