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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세 대신 우리 애 과외 어때요”
현석2구역 ‘래미안 웰스트림’ 등
대학밀집 재개발 재건축 단지내
‘세대 독립형’ 아파트 인기
양측 반응 좋아 경쟁률 후끈



서울 대학가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대학생에게 빌려주기 위해 현관을 분리한 ‘세대 독립형’ 아파트가 늘고 있다. 대학생이 방세 대신 입주민 자녀를 무료로 가르치는 단지 내 교육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서울 마포구 현석동에 올 2월 입주를 시작한 현석2구역 재개발 아파트 ‘래미안 웰스트림’이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59㎡, 84㎡, 114㎡의 총 773가구로 이뤄져 있는데, 이 가운데 공급면적 119㎡E(35평) 주택형 62가구는 현관, 욕실, 주방 등을 따로 쓰는 독립공간이 마련돼 있다. ‘세대 독립형’이다.

이 아파트가 화제인 것은 이런 독립공간을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대학생은 입주민 자녀에게 과외 교육을 ‘재능기부’하는 마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세대독립형 62가구 중 자원을 받아 10가구가 신청했다. 1가구 당 대학생 2명씩 총 20명의 대학생이 이런 혜택을 보고 있다. 



선발된 대학생은 모두 지방 출신이며 미대, 체대, 음대 등 전공도 다양하다. 이들은 주 2회씩 단지 내 커뮤니티센터에서 입주민 자녀 56명에게 영어, 수학, 미술, 체육, 음악 교육을 재능 기부하고 있다.

집 주인은 월세로 시공사와 조합으로부터 75만원을 받는다. 대학생은 2년간 주거를 무상으로 해결하고, 소유자는 월세를 안정적으로 받고 사교육비도 절감할 수 있어 1석3조다. 



지성전 마포현석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 총무는 “입주민과 대학생들 모두 반응이 좋다. 교육 대상 자녀는 입주민의 사전 신청을 받아 추첨해 선발했는데, 특히 영어와 수학에 신청자가 몰려서 경쟁률도 높았다”고 말했다.

마포구청은 지난 2011년 서강대, 홍익대와 가까운 이 지역에 단독주택ㆍ다가구 주택이 사라지면 대학생 주거난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현석2구역 재개발조합에 이러한 부분임대 아파트를 반영해 설계하도록 권고했다. 우선은 2년간 시범사업이다.

마포구는 또한 대흥2구역(신촌그랑자이) 주택재개발 아파트에도 부분임대 아파트를 포함시키기 위해 해당 조합, 시공사와 논의 중이다. 대흥2구역의 위치는 서강대, 이화여대, 연세대와 가깝다. 2018년 하반기 입주 예정으로 현재 이주 절차가 진행 중이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시공사인 GS건설과 조합과 부분임대 아파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부분임대, 세대독립형은 은퇴한 베이비부머와 에코세대의 주거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떠오르고 있다. 자녀의 독립으로 큰 집이 필요 없는 은퇴한 부부가 침실 1개를 별도 독립공간으로 꾸며 청년층에 세를 주는 형태다.

건설사들도 신규 분양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추세다. 지난해 분양한 기흥역파크푸르지오, 지난 3월 분양을 마친 삼송역 힐스테이트가 대표적이다.

기흥역파크푸르지오의 전용 114㎡(옛 45평)에는 현관을 따로 쓰는 침실 2개짜리 별채가 짜여 있다.

삼송역 힐스테이트 84㎡C형은 은퇴남편의 사랑채, 재택근무공간, 임대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독립공간 강화형’이 무상옵션으로 제공됐다.

시행사인 피데스개발 관계자는 “사전조사 결과 단지가 들어서는 삼송 일대와 은평구에는 은퇴한 고령층 인구 비율이 높고, 종로ㆍ광화문 업무지구로 출퇴근하는 젊은층이 많았으며, 집의 일부를 임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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