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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시청 구내식당도 ‘5.18 주먹밥’
[헤럴드경제(광주)=박대성 기자] “80년 5월 항쟁 당시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건네며 응원했던 정신을 추억합니다.” “오늘이 5.18인지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36돌을 맞은 가운데 광주광역시가 지하 1층 구내식당에서 5.18 공동체정신 계승 차원의 주먹밥 배식을 13년째 이어가고 있다.

이날 배식에 사용된 주먹밥은 1800여개로 직원들은 2~4개 정도를 집게로 식판에 올려담아 준비한 600인분이 무난히 소화됐다고.

‘5.18 주먹밥’은 직경 7cm 안팎에 무게는 약 100g 정도이며, 된밥에 소금간, 당근, 피망, 햄, 단무지 등을 넣고 버무린 베어물기 적당한 크기로 만들었다.

광주광역시청 구내식당에서 18일 점심 메뉴로 5.18 정신계승 차원의 주먹밥이 제공되고 있다. 박대성기자 / parkds@heraldcorp.com


구내식당 측은 비록 주먹밥이지만 ‘1일 권장정량’에 맞춰 시레기된장국과 오이무침, 콩나물무침, 치킨, 방울토마토 등의 반찬을 곁들여 하루 권장영양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식당에서 근무하는 이철웅(43) 주무관은 “600인분을 준비하기 위해 오전 8시부터 11시30분까지 조리원 9명이 달라붙어 밥을 ‘돌돌’ 마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5.18 정신을 느낀다는 점에서 보람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먹밥을 만드는데 ‘찰기’를 유지하기 위해 나름 신경을 썼다고 한다. 된밥은 쉽게 부서지고 찬밥은 ‘꼬들꼬들’한 맛은 있지만 뭉치는 힘이 약하다고 한다.

광주광역시청 구내식당이 18일 점심으로 준비한 주먹밥 식단 차림표. 박대성기자 / parkds@heraldcorp.com


홍승희(46.여) 영양사는 “5.18 항쟁 당시 전남도청과 가까운 지산동에 살았는데 어머니가 계엄군에 맞선 시민군에 줄 밥을 리어카에 싣고 가던 장면을 생생히 기억한다”며 “주먹밥 맛과 영양, 정신까지 계승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3년 12월 신청사를 준공한 광주시는 이후 13년째 5월18일이 되면 직원들에게 주먹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YMCA) 출신인 윤장현 시장이 취임하면서부터 5.18 행사비중이 더 커졌다.

시에서는 3년 전까지만 해도 구내식당을 민원인에게도 개방했지만 민원이 숫자가 들쑥날쑥했고, 시청 주변 상권활성화를 위해 지금은 직원들에게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한끼 식사값은 3000원.

이날 주먹밥을 먹은 시청 직원 박신전 씨는 “5월항쟁의 정을 느낄 수 있어 주먹밥에 의미가 있다”며 “다만, 5.18이 너무 정치적 성향을 띄는것 같다”고 말했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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