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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위장’된 서울시청 앞 광장 ‘사회적 갈등’ 축소판
-노동ㆍ종교ㆍ성 소수자 등 시위 ‘진풍경’…청사 봉쇄 다반사

-사회적 갈등 해소 선봉 서울시 강제 퇴거도 못하고 ‘골머리’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19일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예정된 ‘동북아 대기질 개선 국제포럼’이 차질없이 이뤄질지 벌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 집회가 2주째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등에 소속된 부모들은 “발달장애 아이들의 주거지원과 연금지원에 대한 성의 있는 답변을 듣고 싶다”며 지난 4일부터 시청 점거에 나섰다. 이들 시위로 시청은 지금까지 점심시간이 되면 비상이 걸린다. 인원들이 줄지어 비상구로 향하는 모습이 매번 벌어지는가 하면 민원인들이 시청에서 발이 묶이는 상황도 일어나곤 한다.

이외에도 시청 앞 서울광장은 정치ㆍ노동ㆍ종교ㆍ성 소수자 등 시위가 매번 ‘진풍경’을 이루고 있다.

17일 동성애 혐오 반대의 날엔 동성애를 규탄하는 단체의 소규모 기도회가 열리기도 했다. 오는 6월 11일 광장에 예정된 퀴어축제는 이를 둘러싼 시청 앞 시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시민이 마이크를 통해 시위 중인 18일 오전 9시 서울 시청 입구.

한편 시청 입구 바로 정면에서는 박원순 시장 아들과 관련한 시위도 진행 중이다. 시위내용이 붙은 3~4m의 빨간색 구조물은 10개월 이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횡단보도로 이어지는 보도 한쪽에선 조계종에서 설치한 한전부지 환수 기원 천막이 있다. 이들은 봉은사 소유였던 한전부지가 1970년 당시 상공부 때문에 강제 수용됐다며 3월 23일부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에선 불교계가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하지 왜 시청사 앞에서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시민청으로 이어지는 지하도에는 기관사 사고에 관련한 1인 시위, 시청역 5번 출구엔 대기업에 대항해 노동조합이 마련한 시민 분향소 천막 등 시청 곳곳에서 시위가 자리하고 있다.

일부에선 이러한 시청 앞 시위 현장들이 누구나 신고만 하면 큰 문제 없이 서울광장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생긴 현상이란 말이 나온다.

이런 시위때문에 지난 17일에는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위촉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서울시청에서 명예시민증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끝내 시청에 오지 못하고 서울역사박물관으로 향하기도 했다.

직장인 이종명(37) 씨는 “출근길 시청 앞을 지날 때마다 보게 되는 복잡한 시위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진 않는다”라며 “그들 마음이 이해 안 가는 건 아니지만 이런 상황까지 놔두는 것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34) 씨 또한 “개방도 좋지만 온갖 소리가 아침부터 확성기를 통해 들리니 시끄럽다는 생각부터 든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유례없는 시위 상황에 비교적 열린 태도를 보이던 서울시는 점차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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