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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삼척, 계곡도 좋다! 바다도 좋다!
동해 무릉계곡 쌍폭·선녀탕등 절경
경동지괴 추암해변엔 청춘의 사랑이…
국내 최대 장미·캠핑·독도축제까지




드라마 ‘착한 남자’의 송중기-문채원, ‘겨울연가’ 배용준-최지우가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찾았던 곳은 동해시 추암해변이다. 북쪽해안 절벽인 용뫼ㆍ해금강과 ‘구지가(龜旨歌)’의 배경인 남쪽 ‘해가사터’가 감싼 곳이다.

지금부터 1300년전 암소 끌던 노인이 해안절벽에서 꺾은 꽃을 얼굴을 붉힌 채 받아들었다는 수로부인의 헌화공원이 있는 곳은 삼척시 임원항 옆 남화산이다.

묵호항 옆 논골담길 등대, 어달봉수대, 한섬해변가 관해정, 동해항과 전천 합류지점의 만경대, 추암해수욕장 인근 용뫼와 해가사터, 삼척 새천년해안도로 옆 봉황산, 맹방 해변 옆 한재, 궁촌항 옆 싸리재, 임원어촌 옆 남화산은 모두 동해시와 삼척시에 있는 해안 봉우리들이다. 동고서저(東高西低)의 한국형 경동지괴(傾動地塊) 지질 현상 때문에 삼척ㆍ동해의 파도는 절벽과 백사장을 번갈아 만난다.




경동지괴가 동해, 삼척에 준 선물은 참으로 크다. 갯바위와 이를 연모하던 파도가 해후하면서 전망 좋은 풍광을 빚고, 숱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바다가 산과 바로 연결되니 해변마을은 어업에 농사까지 반농반어(半農半漁)의 풍요로움을 누렸다. 해변 근처 높은 산은 바다로 달음질 치는 계곡물로 요란하다. 그래서 이곳에 오는 관광객은 해수욕과 계곡 탁족, 두 개의 풍류를 한꺼번에 누린다. 추암, 망상 해수욕 후엔 20여분 거리의 무릉계곡, 용추ㆍ쌍폭포로 달려가고, 궁촌, 임원해변에서 놀다 멀지 않은 덕풍계곡과 미인폭포에서 시원한 물줄기를 감상한다.

부산을 출발한 770㎞ ‘해파랑길’ 종주단이 5월 하순이면 이곳을 지난다. 미리 삼척-동해 구간 65㎞를 남북으로 훑어보니, 숱한 해안ㆍ계곡 절경, 축제와 스토리를 만났다고 전해라~.

▶수로부인 실종사건과 덕풍의 절경= 대한항공과 영국 사진작가 간 ‘솔섬’ 촬영 앵글 저작권 분쟁으로 더욱 유명해진 호산해수욕장에서 방풍림과 동해 파도의 ‘밀당’을 감상한 뒤, 서쪽 태백방향으로 22㎞를 가면 덕풍계곡에 이른다.

한국관광공사의 추천여행지로 숱하게 오른 덕풍계곡은 여전히 ‘오지’의 이미지로 금강산 옥녀탕 같은 청록빛 옥수를 뿜어냈다. 해변과 멀지 않은데도 해발 999m나 되는 응봉산에서 쏟아져 나온 물이 6㎞ 이어지는 계곡이다. 족구장을 차려도 될 만큼 넓은 유건바위에서는 급류의 은빛, 느리게 흐르는 옥빛 계곡물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다시 통리 방향으로 동활계곡과 너와집 산촌을 거쳐 15㎞를 가면 높이 50m짜리 미인폭포를 만난다. 오지의 미녀가 하염없이 총각의 프로포즈 만을 기다리다 어느날 물에 비친 자신의 늙은 모습을 보고는 폭포수에 몸을 던졌다는 슬픈 얘기가 깃든 곳이다. “진작 말을 하지….” 남정네 여행객에 아쉬움이 샘솟는다.

▶꼬인 실타래 풀기 위해 성(性)을 드러내다= 호산에서 해안로를 따라 15㎞쯤 가면 남근 숭배로 유명한 해신당에 당도한다. 민망하게만 여기지 못할 스토리가 있다. 총각이 혼인하기 하루 전날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바위에 해초를 캐러 나가던 약혼녀 애랑을 배로 데려다 주고 약속된 시간에 태우러 가려는데 갑자기 태풍이 부는 바람에 그만 애랑을 잃고 만다. 이후 물고기가 잡히지 않았는데, 첫날밤을 치러주듯 남근을 걸었더니 다시 풍어가 찾아왔다는 얘기이다. 남녀관계, 공동체 삶의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 감추었던 성(性) 이슈까지 솔직하게 드러낸 주민들의 문제해결 방식이 눈길을 끈다.

북행하면서 ▷수로부인 헌화공원이 있는 임원 남화산 ▷고려 공양왕이 조선 건국세력에게 최후를 맞은 궁촌 ▷한재에서 내려다 보는 명사십리 풍경이 아름다운 맹방을 지나 삼척 도심에 접어들면, 정라진(삼척항)에서 수로부인 석방을 촉구하는 ‘구지가’의 무대 해가사터까지 이어지는 5㎞ 새천년도로의 절경이 일품이다. 오르막 내리막 해안로를 따라가면서 경동지괴 해안절벽의 아름다움과 도로변으로 바닷물이 침노하는 스릴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삼척을 나오기 전, 송강 정철이 임금에 대한 충정을 되새긴 관동팔경 제1루 죽서루와 베트남의 퐁냐케방보다 1억여년이나 빨리 조성된 대금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최대 장미ㆍ캠핑ㆍ독도 축제= 218종 13만주 1000만송이가 수놓는 국내 최대 장미 페스티벌, ‘2016 삼척장미축제’가 ‘천만송이 장미의 첫 번째 프로포즈’라는 주제로 오는 5월28일부터 6월6일까지 삼척 오십천 장미공원에서 개최된다.

삼척,동해지역민의 울릉도, 독도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동해 묵호항에서는 울릉도-독도행 뱃길이 열려있고, 삼척에서는 ‘동해왕 이사부 독도 축제’를 진행한다. 2016 이사부 독도 축제는 오는 27일부터 사흘간 삼척 이사부 광장에서 숭모제, 스타들의 축하공연, 북청사자놀음, 전함제작 경주대회, 신라,백제 전통복식 체험, 독도수호 풍선날리기 등으로 꾸며진다.

동해시는 캠핑의 메카이다. 동해시와 한국관광공사, 대한캠핑협회는 오는 6월3~5일 망상해수욕장 일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함께하는 동해 망상 캠핑페스티벌’을 연다.

▶한명회 “추암(능파대)은 경포대 총석정 능가”= 삼척 북단 증산 해가사터와 동해 남단 추암은 떨어졌다가, 땅이 위로 서서히 솟는 융기 해안 특성으로 이젠 거의 한몸이 되었다. 머지 않아 해안도로도 연결된다. 너무도 유명한 추암에 대해서는 조선 최고의 책사인 한명회의 싯구를 인용한다. 그는 조선초기 체제 안정을 도모한 뒤 중앙관직을 내려놓고 강원도지역 비상군사책임자(체찰사)로 부임한 뒤 이곳을 방문했다. 남쪽엔 형제바위 동쪽엔 촛대바위, 북쪽엔 해금강을 낀 용뫼 일대를 돌아본뒤 한명회는 “강릉 경포대나 통천 총석정에 버금가고, 그 기이함에 있어서는 더욱 훌륭하다(江陵之鏡浦通川之叢石相甲乙 而奇則過之是地也)”고 평가했다. 볼거리 못지 않게 물회, 오징어, 멍게, 소라, 해삼, 광어 등 해산물이 풍부하다.

끝자리가 3일 또는 8일이 걸리는때에 동해시를 찾았다면 전국 최대규모인 북평 민속오일장을 구경할 수 있는 행운을 얻는다. 추암해수욕장 북쪽으로 차를 달려 10분이내 도착할 수 있다. 장날이 되면 동해시 북평동 일대 4000여평의 규모에 점포가 빼곡히 들어선다. 올해로 220년됐다. 반농반어촌에 공업지대도 있기 때문에 북평장에는 농수축산물에 공산품까지 다양하게 싼값에 거래된다.

▶잡념 잊고 영혼 얻는 ‘두타(頭陀) 힐링’의 본향= 과거 금강산행 크루즈의 선착장이었고, 현재 경제자유구역 동북아 물류항 기능을 하는 동해항을 지나 서쪽으로 4㎞ 가량 가면, “청류를 굽어보니, 떠오나니 도화로다. 무릉이 가깝구나”라는 정극인의 상춘곡을 실감할 만한 무릉계곡을 만난다.

1500여평의 무릉반석과 그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에는 수백명이 한꺼번에 뛰어 놀거나 물놀이를 할 수 있다. 드라마 ‘황진이’ 촬영지인 쌍폭과 선녀탕, 용이 꿈틀거리며 바위를 뚫고 나온듯한 3층짜리 용추폭포의 비경은 땀을 별로 흘리지 않고도 가성비 높은 절경을 볼 수 있는, 국내 몇 안되는 곳이다. 무릉계에서 시내쪽으로 조금만 나오면 올 1월 국민 힐링을 위해 개관한 힐링 숲이 있다.

이곳에서 ‘제왕운기(帝王韻紀)’를 쓴 이승휴가 그랬듯이, 절경이 즐비한 동해ㆍ삼척은 잡념을 씻고 영혼을 수련하는 ‘두타(頭陀) 힐링’의 본고향이다.


함영훈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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