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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체험·차별화·재미’에 빠진 유통가
올 2월 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새로 들어선 키즈카페 ‘리틀란드’는 오픈 후 한달 간 이용고객이 1만5600명에 달한다. 단순히 계산해도 하루 평균 520명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기본 이용시간이 2시간이고, 한번에 최대 수용인원이 60명이니 거의 꽉 차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거의 주말마다 아이를 데리고 가보면, 간혹 기다려야 할 때가 있을 정도로 북적인다. 이곳에 자주 가는 이유는 무엇보다 아이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모래놀이와 편백나무, 부억놀이, 마트볼이, 볼풀방 등등이 잘 갖춰져 있다. 놀거리가 많고 내부에 유아전용 화장실까지 갖춰져 있다. 바로 옆 카페에서는 키즈 메뉴도 함께 제공돼 즐겨 찾는다. 요즘에는 미세먼지때문에 놀이터에 가지 못하는 날이 많으니, 모래놀이까지 겸비된 이 곳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리틀란드는 신세계 강남점이 4대 전문관을 도입하고 체험형 매장으로 변신하면서 생긴 공간이다. 단순히 물건만 사러 백화점에 오는 고객이 줄자 ‘놀고 먹고 즐기는’ 공간으로 진화한 것이다. 결과는 일단 성공적이다. 당장 나처럼 ‘키즈카페때문에 백화점에 가는’ 사람이 생겼고, 일단 가게 되면 하나라도 소비를 하니 말이다.

경기불황 속 올해 유통업계의 키워드는 단연 ‘체험과 차별화, 재미’다. 체험형 공간을 마련하거나 재미있는 차별화 제품을 적극 발굴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소비자들도 이 같은 변화에 적극 호응하는 분위기다.

참치캔 모양을 한 세븐일레븐의 동원참치라면은 출시 한달 만에 70만개가 판매됐다. 전체 매출 순위 2위로, 역대 편의점업계 라면 실적으로는 최고의 성과다. 빙그레는 첫 카페사업으로 작게 시작한 ‘옐로우 카페’가 스타벅스보다 높은 월 평균 25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뜻하지 않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로 커피사업에 도전해, 한달 반 동안 약 400만개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요즘 같은 온라인 시대에 누가 소위 ‘야쿠르트 아줌마’를 찾아서 제품을 사먹겠느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가성비 높은 제품력으로 이런 장벽을 깼다는 평이다. 오픈마켓이나 온라인몰 역시 차별화 전략으로 톡톡히 성과를 내고 있다.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는 2014년 1월 ‘쇼킹딜’ 앱을 출시하면서 고객 유입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쇼킹딜은 매일 11번가 만의 특가상품으로 구성돼, 가격 비교를 하지 않고 바로 구매해도 저렴하다. 실제로 11번가 모바일 웹 및 앱 방문자수는 쇼킹딜 도입 전인 2013년 말 500만명에서 올 3월에는 1257만명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이마트몰은 이보다 앞선 2013년 5월부터 ‘오반장’(오늘의 반짝 장보기)이라는 정기 프로모션을 통해 매일 최대 50%까지 저렴하게 살 수 있는 할인행사를 하고 있다. 오반장은 지난해 전체 이마트몰 매출의 8%에서 올들어 4월까지는 11%로 늘었다. 특히 올 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오반장 매출이 56%나 증가했다. 경기불황이 반갑지는 않지만, 유통업계의 변신을 보는 재미는 올 한 해 쏠쏠할 것 같다.

장연주 소비자경제섹션 차장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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