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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운임 서서히 반등…한진해운-현대상선에 ‘한줄기 빛’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최악의 경영난으로 채권단의 자율협약을 진행중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그나마 컨테이너선 ‘운임료 상승’이라는 한줄기 빛을 만났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양대 선사가 용선료 인하 협상을 이뤄낸다 해도 운임료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회생이 어렵다는 비관론이 팽배했다. 하지만 5월 접어들어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컨테이너 노선 운임을 인상키로 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포함한 글로벌 해운선사들은 5월 1일자로 컨테이너선 아시아-북유럽 구간은 500∼800달러, 아시아-지중해 구간은 1000달러로 운임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같은 흐름과 맞물려 때마침 상하이발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도 반등했다. 지난 4월 22일 457.7였던 SCFI는 29일 기준 603.64로 뛰었다. 그중 북유럽 구간의 경우 170.1%포인트, 지중해는 138.8%포인트 반등했다. 



한국 양대 해운사에 가장 중요한 선로인 상하이-미주 서안 컨테이너 운임도 반등세다. 4월 22일 기준 FEU(12m 컨테이너 1개)당 725달러였던 운임료는 1주일만에 18%(132달러) 오른 857달러를 기록했다. 미주 동안행 운임도 FEU당 1694달러로 1주일 전보다 6%(95달러) 상승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미주 노선에 1순위로 집중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경우 전체의 40%를 미주 노선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대상선도 39%에 달한다. 양사가 영업중인 유럽노선 비중이 각각 전체의 27%, 21%, 아시아 노선이 29%, 33%인 것과 비교하면 미주 노선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다.

그동안 업계에서도 미주 지역 등 운임료가 바닥을 치자 우려가 높았다. 아무리 화물을 배로 실어날라도 수익이 나지 않았기 때문. 이처럼 운임료가 바닥을 친건 머스크와 같은 초대형선사가 운임료를 후려치며 ‘치킨게임’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그동안 운임료를 올리고 싶었지만 머스크의 저가 전략에 화주들 눈치를 보느라 운임을 못 올렸다.

하지만 이제 머스크와 같은 대형선사도 1분기에 수천억의 적자를 내면서, 생존을 위해선 운임료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 운임료는 철저히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정되는데 대형 선박수가 늘고 해운사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운임이 바닥을 쳤다“며 ”이제 머스크와 같은 대형선사들도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생존을 위해선 운임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를 실어나르는 벌크선의 운임지수인 BDI가 한달째 반등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 BDI는 704로 지난해 말(429) 대비 64% 상승했다. 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상무는 “일종의 선행지수인 BDI도 한달 넘게 추세선이 위쪽으로 올라가고 있는 상태에서 컨테이너 운임도 서서히 따라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제 해운선사들은 각 사별로 정한 운임 인상률에 따라 개별 화주들과 본격적으로 협상을 벌인다. 협상에 성공하면 실제 운임 인상으로 이어지고, 해운사들은 그나마 숨통이 트게 된다.

3분기, 4분기가 점차 물동량이 늘어나는 성수기라는 점도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컨테이너 운임이 바닥을 쳤고, 컨테이너 시장의 성수기가 오고 있어 운임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에서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운임료 상승이 현실화되면 그나마 최악의 상황은 면할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용선료 인하 협상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수행중인 양사는 채권단에 운임료 상승을 계기로 수익성 강화 비전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운임 인상은 시장 물동량 증가와 선사들의 선복 부족 현상과 맞물리면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3분기 업계 성수기까지 이어진다면 하반기 실적 또한 개선돼 경영 정상화 조기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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