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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선료 협상·사채권자 집회…산넘어 산 ‘해운 빅2’의 5월
기업 구조조정 5월이 골든타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5월 한달 간 피말리는 싸움에 돌입한다. 채권단이 오는 4일부터 한진해운의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시작하기로 하면서 국내 양대 선사가 모두 채권단의 관리에 들어갔다.

용선료 협상, 쉽지 않아=이들이 첫 번째로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는 ‘용선료 인하 협상’. 인하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용선료 인하 성공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2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한 보완 자구안에 ‘3개월 내로 용선료 인하협상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용선료 인하 협상을 이뤄내기까진 갈 길이 멀다. 일일이 해외 선주들을 만나 용선료 인하를 요구하고, 이를 위한 대가를 논의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주들을 상대로 용선료 인하를 요구하는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개인 오너 선주는 그나마 협상이 쉽지만, 요즘에는 펀드투자자로 구성된 선주가 많아 이를 다 조율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22개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벌여온 현대상선은 80% 이상 선주들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상선은 최근 채권단에 ‘용선료 인하 30%’선을 제시했다. 15%는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하며 나머지 15%는 용선료를 내리되 향후 영업이익 일부를 선주들과 공유하거나 용선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현대상선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채무조정안을 이번주중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협상 카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재민 한국해양대 선박금융학과 교수는 “용선료 인하를 성사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카드를 교환하는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며 “당장 불을 끄자고 나중에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채권자 집회도 ‘큰 산’=5월에는 양사 모두 사채권자 집회를 준비중이다. 한진해운은 오는 19일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채무조정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지난 3월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공모사채 만기 연장을 노렸으나 실패한 현대상선은 5월말께 2차 사채권자 집회를 열 계획이다.

사채권자 집회도 용선료 인하 협상 만큼이나 어려운 과제다. 일일이 사채권자들을 설득하는 과정과 절차가 까다로울뿐 아니라, 특히 경영정상화가 불투명한 기업의 경우 설득이 더 어렵다.

현대상선은 그나마 용선료 인하 협상도 어느정도 진행됐고 현대증권도 매각하는 등 노력이 선행됐지만, 이제 막 채권단 자율협약을 개시하는 한진해운이 사채권자들을 설득하는건 더 많은 공이 드는 작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채권자들을 설득하려면 자구안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노력 등 회사가 비전을 제시하는게 중요하다“며 ”사채권자들도 그냥 희생해달라고 하면 절대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동맹 놓고 양사 긴장감 ‘팽팽’=최근 세계 해운동맹 재편과 관련해 독일의 하팍로이드가 주도하는 제3의 동맹에 누가 합류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상대적으로 자율협약에 늦게 돌입한 한진해운은 제3동맹 가입 관련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 측은 ”예전부터 오랫동안 논의해왔던거고 이제 발표만 앞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제3동맹에 한진해운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현대상선과 달리 자율협약 추진이 늦어진 배경에도, 하팍로이드와의 협상에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현대상선은 그동안 독일 하팍로이드와 같은 동맹체인 ‘G6’ 일원으로 제3동맹 가입에 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현대상선 측은 “그동안 구축된 동맹관계도 있고, 하팍로이드는 결국 우리와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물론 여기에 한진해운이 포함돼 국내 선사가 같은 동맹에 속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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