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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막 콘크리트 궁전 파티…퇴폐·향락적 인간세계 적나라하게 표현”
김학민 국립오페라단 단장이 말하는‘ 루살카’의 이 장면


오페라 ‘루살카’ 2막에는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 있다. 궁전 파티 장면이다. 남녀 무용수들이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고 관능적인 몸짓을 보여주는데, 퇴폐와 향락의 인간세계를 표현하기 위한 김학민 연출(국립오페라단 단장 겸 예술감독)의 ‘노림수’다.

다음은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 김학민 단장이 말하는 2막 파티 장면<사진>과 드보르작 오페라의 매력에 대한 설명이다. 


“루살카에는 성적인 주제가 많다. 루살카는 처녀성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거기에 목소리까지 잃은 상태이기 때문에 왕자의 구애를 거부할 수 밖에 없다. 루살카가 왕자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건 인간 세상에 대한 두려움. 열정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루살카의 공포심을 자극시키는 환경이 2막 콘크리트 궁전에서의 파티다. 왕자 역시 그 파티에 동참한다. 왕자를 유혹하는 ‘외국 공주’로 대변되는 게 육감의 세계, 향락의 세계다. 루살카가 전혀 갖고 있지 못한 또 다른 세계. 결국 그것 때문에 루살카는 왕자로부터 배신을 당한다. 악보나 대본에도 왕자는 금세 변심하는 것으로 돼 있다. 사랑을 놓고 고민한다거나 하는 음악이 없다. 왕자 혼자 말 못하는 루살카에게 구애하지만, 외국 공주가 와서 노래와 몸으로 유혹하자 결국은 넘어가게 되는 설정이다. 드보르작 오페라는 바그너와 푸치니를 합쳐놓은 것과 같다. 바그너 관현악 특유의 강렬한 드라마와 함께 한편으로는 푸치니의 섬세한 면도 있다 강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부드럽기도 한 것이다. 점점 커지고 점점 작아지면서 계속해서 변화한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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