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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력 넓히는 벤츠 S-클래스 패밀리…6번째 카드 ‘카브리올레’로 남프랑스 달려보니

[헤럴드경제(니스)=정태일 기자] 지중해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쬈던 지난 8일(현지시간). 남프랑스 니스 공항 1번 터미널 주차장에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오픈탑 모델 수십대가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화이트, 레드, 그레이 등 다양한 컬러의 차들이 아직은 지붕의 ‘장막’을 닫은 채 출격을 준비 중이었다. 특히 45년 만에 선보이는 메르세데스-벤츠의 4인승 럭셔리 오픈탑 모델이 공식적으로 첫 주행을 시작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최상위 등급인 S-클래스 패밀리에 ‘더 뉴 S-클래스 카브리올레’를 추가했다. 이는 1971년 이후 메르세데스-벤츠가 처음으로 내놓은 4인승 럭셔리 오픈탑 모델이다. 

이로써 S-클래스는 일반 세단, 롱휠베이스 세단, 쿠페,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메르세데스-마이바흐 풀만에 이어 카브리올레까지 6개 라인업으로 확장됐다. 헤르만-요셉 스토프 S-클래스 개발 총괄은 “주행의 즐거움과 감성을 극대화시키는 다양한 모델을 출시함으로써 메르세데스-벤츠는 드림카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카블리올레가 주축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승의 첫 코스는 니스 공항을 출발해 칸 해변을 지나 와이너리인 ‘샤또 세인트 로즈라인’에 이르는 86㎞ 구간이었다. 첫 시승 모델은 메르세데스-AMG S63 4MATIC이었다. 

소프트탑을 완전 개방한 메르세데스-AMG S63 4MATIC의 모습

차 지붕을 덮고 있는 것은 부드러운 재질의 소프트탑이었다. 이 탑을 열기 위해 센터콘솔에 있는 커버를 열고 레버를 끌어당기자 디지털 계기반에 탑이 열리는 과정이 그림으로 나타났다. 탑이 완전히 열리기 전에 레버에서 손을 놓으면 알람이 울렸다. 자료에는 완전히 열릴 때까지 20초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체감 상 더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 같았다.

가속페달을 밟자 5461㏄의 8기통 V엔진이 뿜어내는 AMG만의 강렬한 사운드가 시원한 공기와 함께 차 안으로 들어왔다. 완전히개방된 상태에서 AMG의 엔진음을 더욱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탑을 열자 가동 중이었던 에어컨이 자동으로 약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 안팎 환경에 맞게 차내 기온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써모트로닉(THERMOTRONIC)’ 덕분이었다. 12개의 센서와 18개의 액추에이터로 구성된 에어 컨디셔닝 컨트롤 유닛은 내외부 기온뿐만 아니라 태양 복사열, 공기 오염 정도, 습도까지도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4월의 지중해 바람이 다소 쌀쌀하다 느껴졌을 때 차문에 있는 에어스카프 버튼을 누르자 헤드레스트 쪽에서 목 부위로 따뜻한 바람이 나왔다. 

차내 거센 바람을 막아주는 에어캡 기능

AMG의 가속력에 차로 들이치는 바람이 거셀 때는 탑을 여닫는 레버 아래의 에어캡 기능이 유용했다. 이를 활성화시키자 차 앞뒤로 바람막이가 올라오면서 바람 상당 부분을 차단했다.

이처럼 메르세데스-벤츠는 오픈탑 모델을 타면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환경에 맞춰 부가기능을 세밀하게 준비했다. 더욱이 지붕 역할을 하는 소프트탑 개발에만 숱한 테스트를 거치기도 했다. 카로린 쉐델 소프트탑 개발 담당자는 “운전자가 탑을 여닫는 정도를1년에 평균 100번 정도 될 것이라고 감안하고 소프트탑 테스트를 2만번 정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목에 따뜻한 바람을 보내주는 에어스카프 기능

두 번째 시승코스는 첫 도착점이었던 와이너리에서 다시 니스 방향으로 되돌아와 ‘그랜드호텔 뒤 캅 페라’까지 이르는 108㎞ 구간이었다. 이 길은 메르세데스-벤츠 S500으로 달렸다. 같은 8기통 V엔진이었지만 AMG보다 적은 배기량인 4663㏄였다.

하지만 이 모델이 앞선 모델보다 오픈탑에 더 적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AMG 엔진에 비해 정숙한 탓에 탑을 열고 주행했을 때 ‘크루즈’의 감성이 더욱 배가됐다. 실제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들도 S-클래스 카브리올레를 주변 환경을 감상하며 운전하는 ‘크루저’에 최적화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크루저로서 장점이 더 부각되서인지 두 번째 시승 구간 대부분을 탑을 열고 운전했다. 저무는 석양을 맞으며 호텔로 가는 해변길을 따라 달리는 코스가 이번 시승의 백미였다. 

소프트탑을 오픈하는 모습

운전을 하면서 탑을 여닫는데 익숙해지긴 했지만 센터콘솔에서 커버를 한 번 더 열고 작동해야 한다는 점은 끝까지 불편했다. 센터콘솔에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속 60㎞까지는 주행 중에도 소프트탑을 여닫을 수 있지만 이중 조작방식이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S-클래스답지 않게 트렁크가 다소 좁아보이는 것도 단점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골프백 2개가 들어간다고 했지만 실제 백팩 2개만 넣어도 공간이 절반 이상 차 보였다. 세퍼레이터를 열어 공간을 넓혀도 그리 넉넉해 보이진 않았다. 1, 2차 시승 후 연비는 각각 5.6㎞/ℓ, 7.4㎞/ℓ로 나왔다.

S-클래스 카브리올레는 국내 시장에는 오는 3분기에 출시될 전망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주요 오픈탑 모델 판매량은 2014년 1330여대에서 작년 1880여대로 550여대 정도 늘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카브리올레의 경우 2014년 419대에서 작년 539대로 증가했다.

이처럼 수입차 시장 상승세에 오픈탑 모델도 성장 중인 가운데 올 3분기 S-클래스 카브리올레가 출시되면 국내 오픈탑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은 S-클래스가 전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팔리는 시장이어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모델에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러츠 레겔만 S-클래스 제품 마케팅 총괄은 “카브리올레 개발 단계서부터 그동안 S-클래스에 대한 한국 고객들의 피드백을 깊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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