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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소 빼준다는 ‘커피 관장’ 정말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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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온 불균형, 화상, 세균감염, 장천공, 패혈증 등 합병증․부작용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몸에 쌓인 독성물질을 빼내 건강을 되찾는다는 이른바 ‘해독 요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일부 디톡스 애호가와 암 환자들 사이에서는 커피로 독소를 배출한다는 ‘커피 관장’을 직접 집에서 하는 예가 늘고 있다.

‘커피 관장’은 말 그대로 커피를 항문으로 넣어 대장을 청소하는 관장 요법이다. 관련 용품 판매업체와 일부 이용자들은 ‘카페인이 직장 점막을 통해 흡수되면 곧바로 간으로 들어가 담즙의 배출을 도우면서 간에 있는 독소를 뽑아내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는 “커피 관장을 통해 독소를 배출하거나 특정 질환을 치료한다는 의학적 보고는 없다”며 “인위적인 관장으로 인해 자체적인 배변능력이 떨어지거나 관장을 하는 과정에서 대장염, 대장 천공, 세균 감염 등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최근 한 연구에서 커피관장보다 커피를 입으로 마시는 경우 체내 카페인 농도가 더 높게 측정됐다”며 “이를 해석하면, 커피의 효과는 관장을 통해 주입하는 것보다 입으로 먹는 게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창환 교수는 “관장은 주로 변을 내보낼 목적, 또는 입으로 약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이나 대장에 생긴 국소적인 염증을 치료할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잦은 커피 관장은 이온 불균형, 감염, 출혈 등과 같은 합병증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너무 뜨거운 커피를 빨리 주입해 대장에 화상이 생기거나 천공(구멍)이 생기는 합병증이 보고된 바 있다. 커피 관장 뒤 세균 감염으로 혈액까지 세균이 퍼져 목숨을 위협하는 패혈증이 나타난 사례도 있다.

심지어는 이온 불균형, 탈수 등과 같은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이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은 커피 관장의 부작용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커피 관장이 장에 남아있는 숙변을 제거해 몸 안에 쌓인 독소를 배출해 준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최창환 교수는 숙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만든 오해라고 말한다.

최 교수는 “일부 건강기능식품 업체를 중심으로 장 속에 붙어 있는 숙변을 제거하지 않으면 독소가 몸속에 쌓여 암, 만성피로, 비만 등을 일으킨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숙변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널리 퍼져 있으나 사실 대장벽은 미끄러운 점막으로 덮여 있고 반복적인 연동 운동을 하기 때문에 ‘숙변’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람에 따라 대장 운동이 저하돼 있는 경우 변비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숙변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며 변비가 있는 사람은 단지 대변이 대장을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커피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여러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기호식품으로 일일 1~2잔 적당하게 마시되, 절대 관장이나 치료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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