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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세계 부호 유혹하는 ‘아시아 최고 바(Bar)’
-英 주류전문잡지 ‘드링스인터내셔널’ 亞 최고바 톱50 선정
-싱가포르ㆍ도쿄 10위권 대거포진…서울은 11ㆍ49위 랭크
-단순ㆍ은밀ㆍ맞춤 3대 키워드…베컴 등 유명인사 ‘통과의례’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 기자ㆍ김세리 인턴기자]서양식 술집 ‘바(Bar)’가 아시아에서 확산일로다. 공동체 의식이 강한 동양에서는 식사 중에 함께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았지만, 아시아의 대도시가 점차 서구화되면서 경제ㆍ금융인들을 중심으로 ‘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영국 주류전문저널 ‘드링스 인터내셔널(Drinks International)은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2000년부터 매년 ‘아시아 최고 바 톱 50 (Asia’s 50 Best Bars)’를 발표한다. 이달 초 공개된 아시아 최고 바 1위에는 싱가포르에 위치한 ‘28 홍콩 스트리트(28HKS)’가 뽑혔다. 톱10위권에는 싱가포르 바가 4곳 대거 포진하며 동남아 금융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한국은 서울 청담동의 고급바 ‘앨리스 청담’이 11위, 마포 소재 ‘디.스틸(D.Still)’이 49위에 올랐다. 이밖에 톱 50위에는 홍콩이 10곳으로 가장 많았고, 싱가포르 9곳, 도쿄 8곳 순이었다. 

아시아 최고 바는 세계 유명인사를 끌어당긴다. 영국 가수 크레이그 데이빗(오른쪽)이 홍콩의 랍스터바앤그릴을 방문한 모습.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이들 바는 전세계 부호들이 그 도시를 찾으면 반드시 들르는 명소로도 부상했다. 일례로 홍콩 도심에 위치한 아일랜드 샹그릴라 호텔 내 ‘랍스터바앤그릴(Lobster Bar & Grillㆍ4위)’에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크레이그 데이빗, 할리우드 배우 애드리언 브로디와 우마 서먼, 영국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아내이자 가수 출신인 빅토리아 베컴 등이 찾아 화제가 됐다.

▶단순=아시아 최고 바를 들여다 보면 몇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단순함과 은밀함, 맞춤주조가 그것이다.

28HKS는 바가 위치한 거리 번호 28에 착안해 지어진 이름이다.

아시아 최고 바 1위에 오른 ‘28홍콩스트리트(28HKS)’의 최고 강점은 단순함이다. 미국인 로건 데미(Logan Demmy)가 창업한 28HKS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고급 바이지만 간판만 보면 바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바가 위치한 거리 번호인 숫자 28만 써놓아 극도의 절제미를 드러냈다.

28HKS의 내부모습. 갖가지 술들이 6단 이상의 진열장에 도배돼 있다.

하지만 실내로 들어서면 한쪽 벽면을 천장까지 6단 이상으로 쌓아놓은 수백가지의 술이 손님을 압도한다. 심사위원단은 “깔끔하고 신선하면서도 맛에만 집중하게 하는 순수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덕분에 28HKS는 2013년부터 3년 연속 아시아를 넘어선 ‘세계 베스트 바’ 10위권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바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인 11위에 오른 ‘앨리스 청담’도 단순함을 표방한다. 앨리스 청담의 간판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게 하는 토끼 그림으로 요란한 간판을 대신했다. 

앨리스 청담 내부 모습. [출처: 앨리스 청담 공식 블로그]

앨리스 청담은 그랜드 하얏트 호텔과 JW메리어트호텔 동대문 스퀘어에서 바텐더로 일했던 김용주 사장이 지난해 4월 오픈한 바다. 1년도 채 안 돼 여행 및 라이프스타일 전문매거진 바앤다이닝이 선정한 한국 베스트 바 1위에 올랐다.

김 사장은 “바텐더는 당신을 위해 존재한다”며 정통 칵테일이 아닌 서로 다른 재료를 조합해 칵테일의 변화무쌍함을 보여주는 ‘시그니처 칵테일’을 주력상품으로 선보였다.

▶은밀=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스피크 로우(Speak Lowㆍ2위)는 은밀함이 무기다. 처음 스피크 로우를 찾는 고객은 입구 찾는데도 혼란을 겪는다. 3개의 층으로 이뤄진 스피크 로우 내부에 ‘숨겨진 문’이 많기 때문이다.

서점 및 칵테일 용기 판매점으로 쓰이고 있는 스피크 로우 바의 1층 모습

초입에서는 술집인지 서점인지 헷갈린다. ‘오초(Ocho)’란 이름으로 마치 서점인 것처럼 꾸며놓은 탓이다. 실제 서점 역할을 하는 이곳은 각종 칵테일과 혼합주에 대한 책과 칵테일 용기들로 채워져 있다. 1층 바로 통하는 길은 벽면의 책장을 밀면 비로소 열린다.

1층 바는 뉴욕의 번화가처럼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심을 떠올리게 한다. 찻잎과 진이 들어간 잉글리시 뮬(English Mule)이 가장 인기상품이다. 2층의 바는 1층과 달리, ‘작게 소리내는(스피크 로우)’ 콘셉트로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크초콜릿과 함께 먹는 말차(Matcha)가 대표 메뉴다. 

3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선 지도의 ‘차이나’부분을 눌러야 한다.

3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선 복도 끝까지 가야 한다. 복도의 막다른 곳에 지도가 하나 걸려 있는데, 고풍스러운 지도에서 ‘차이나‘ 부분을 누르면 문이 열리면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타난다. 1920년대풍을 재연한 위스키 바다.

스피크 로우는 일본인 바텐더 고칸 신고가 뉴욕의 엔젤스 쉐어(Angel's Share)에 이어 두번째로 오픈한 바다. 2014년 개점해 은밀하고 신비로운 컨셉트로 아시아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맞춤=고객의 취향에 맞춘 맞춤주조는 최고바의 기본 덕목이다. 3위에 오른 도쿄의 하이파이브(3위)에는 아예 메뉴판이 없다. 200종이 넘는 와인과 스카치위스키가 진열돼 있고 언제든 고객의 취향대로 바텐더가 술을 만들어준다. 하이파이브는 또다른 매력은 ‘슬로우 음악’이다. 재즈음악과 스코틀랜드식 관악기인 백파이프 연주로 젊은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언제든 고객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술을 만들어야 하는 하이파이브 내부에는 200종이 넘는 와인과 스카치위스키가 진열돼 있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프르에 위치한 오마카세 어프리시에이트(Omakase+Appreciate, 이하 오마카세)는 ‘프리스타일’ 혼합주를 자랑한다. ‘맡기겠다’는 뜻의 일본어 오마카세 (お任せ)와 ‘진가를 알아보다’란 뜻의 영어 ‘Appreciate’를 조합한 이름답게 이 곳의 두 바텐더는 각자의 제조방식으로 참신함을 더한다. 

말레이시아 오마카세 어프리시에이트 바의 두 오너, 션 총과 칼 투

일본식 칵테일 주조법을 배운 션 총(Shawn Chong)과 서양식 주조법을 배운 칼 투(Karl Too)가 고객들의 취향을 담은 새로운 형태의 술을 만들면서 미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6000여개의 전구로 뒤덮여 있는 바 오퍼레이션 데거의 천장

‘괴짜 과학자의 화학 실험실’을 표방하는 바도 눈에 띈다. 싱가포르의 유명 클럽거리 앙 시앙 힐(Ann Siang Hill)에 위치한 오퍼레이션 대거(Operation Daggerㆍ7위)는 특이한 별명에 걸맞게 6000개나 되는 전구가 지하 바의 천장을 뒤덮고 있다. 인기 칵테일로는 지역색을 살린 사탕수수 칵테일이 유명하다.

한편 ‘아시아 최고 바 톱 50’은 전세계 154명의 주류 및 바문화 전문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심사위원단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바텐더와 브랜드 엠바사더(홍보대사), 기자 등이 포함됐다. 이번 리스트 선정을 이끈 해미시 스미스(Hamish Smith)는 “심사위원은 바의 분위기와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의 기량, 와인 밸런스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ser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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