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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 재단법인미술관 장려해야
지난 달 미술계에 안타까운 뉴스가 전해졌다.

삼성미술관 ‘플라토(PLATEAU)’가 개관 17년 만에 폐관된다는 소식이었다.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세 미술관인 중 하나인 플라토는 리움미술관, 호암미술관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한국 미술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해발고도가 높은 산맥의 평탄한 고원지대를 뜻하는 플라토라는 이름에서도 나타나듯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관객에게 소개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해왔던 미술관 중 하나였다. 이런 역사적인 전시공간이 문을 닫게 된 것에 미술인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플라토 미술관이 폐관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플라토가 위치한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빌딩과 부속건물이 최근 부영그룹에 매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술계는 미술관 이전을 원하는 미술인들의 기대와는 달리 폐관 결정이 내려진 내부적 요인으로 국내외 경기 침체를 꼽고 있다. 한국경제의 위기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최고의 기업문화재단 미술관도 재정적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필자는 기업문화재단 미술관을 부정적인 눈길로 바라보는 한국적인 사회분위기도 플라토가 문을 닫는데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국내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의하면 미술관은 설립 및 운영주체에 따라 국립, 공립, 사립, 대학미술관으로 구분되며 민법상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재단법인 미술관과 단체나 개인이 설립한 미술관은 사립미술관에 포함된다. 이 중 재단법인미술관은 사유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문화예술기부에 해당된다. 문화재단을 설립, 운영하는 목적이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예술경영을 실천하는 것에 있고 미술관의 자원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기 때문이다.

미술관이 폐관되면 등록된 컬렉션과 재산은 국가 소유가 된다.

이런 이유에서 문화선진국은 재단미술관을 국가의 문화자산으로 인식하여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술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 관리하고 기업이나 기업인이 재단미술관을 만들어 문화예술을 지원하도록 적극 권장한다.

반면 한국은 기업문화재단 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크게 낮은데다 정부나 지자체도 육성에 대한 의지가 없어 수준 높은 미술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 철강계의 거물인 솔로몬 구겐하임은 세계 최고의 미술문화재단을 만들어 세계적인 미술관을 탄생시켰다. 바로 21세기 미술관 경영 성공사례로 꼽히는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기업재단미술관이 문을 닫으면 그 피해는 정부와 지자체, 미술계, 국민이 입게 된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국가는 문화예술 거점을, 작가는 전시공간을, 관객은 감상교육의 기회를 잃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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