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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출신 머스크의 ‘한방’ 통했다…‘모델3’ 하루 만에 23만대, 車업계 잔뜩 긴장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이쯤되면 ‘현상’이다. 인위적 힘에 의해 부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일어난 돌풍이다. 초창기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처럼 테슬라모터스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를 향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심상찮다.

올해 연말도 아니고 내년 말 지나서야 차를 받을 수 있는데도 모델3 프로토타입 발표 하루 만인 1일(미국 현지시간) 23만2000대의 예약주문이 몰렸다. 예약하려면 1000달러를 예치해야 하는데 그만큼 모델3를 향한 관심이 폭발적이라는 방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 [출처=게티이미지]

차값이 1대당 3만500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81억달러에 해당하는 값어치다. 디젤과 가솔린 등 여전히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시장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가 기대 이상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머스크는 자동차가 아닌 IT 출신이다.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난 캐나다계 미국인으로 머스크는 테슬라모터스 전 온라인 결제 전문기업 페이팔의 공동창업자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또 테슬라모터스 외에도 우주 여행 스타트업 스페이스X의 CEO이로도 활동할 정도로 자동차 기업인이라고 보기엔 ‘외도’의 폭이 넓다.

그런 점에서 처음에 머스크는 자동차 업계에서 재미있는 ‘괴짜’ 정도로 비춰졌을지 모른다. 전기차는 친환경 측면에서 각광받긴 했지만 한번 충전하면 배터리가 언제 다 닳아서 차가 정지할지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는 것이 숙제였다. 머스크는 기존 전기자동차에 쓰이던 리튬폴리머 전지를 사용하지 않고, 노트북이나 PC에 들어가는 소형 리튬이온 전지를 6000개 이상 연결하며 발상을 전환했다. 이에 테슬라모터스의 첫 모델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는 한번 충전하면 395㎞를 달릴 수 있는 성능을 보유하게 됐다.

2012년 나온 프리미엄 세단 모델S는 테슬라 전기차를 일정 궤도에 올려 놓은 모델이었다. 주행거리도 1회 충전에 400㎞를 훌쩍 돌파했고, 급속충전기는 슈퍼차저로 20분 만에 50%까지 충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가격이 비싸다는 점에서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게 쉽지 않았다. 모델 S는 7만달러(약 8000만원), SUV 모델 X는 8만달러(약 9000만원)에 달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볼륨모델’이 필요했다.

이 같은 시점 나온 것이 모델3다. 준중형 크기에 보급형으로 모델 S의 반값인 3만5000달러다.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출처=테슬라모터스 홈페이지]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예약주문 첫날 물량을 보면 대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모델3 발표 전부터 각국의 테슬라 매장 앞 구름인파가 몰리면서 모델3에 대해 폭발적인 반응을 예고했듯이 모델3 예약주문은 하루 만에 20만대를 돌파했다.

특히 모델3는 한국에서도 주문할 수 있도록 페이지가 생성돼 국내 소비자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프로토타입으로 공개된 모델3을 보면 이전 모델인 모델 S보다 짧아진 버전으로 평가된다. 파노라마 형태의 글래스 루프와 5인승 구조의 실내를 갖췄다. 테슬라의 상징인 터치스크린 기반의 대쉬보드도 들어가 있다.

여기에 반자율주행 기능과 자동으로 차선을 바꾸고 또 유지해주는 성능도 포함됐다. 머스크는 모델3 발표현장에서 “정지상태에서 60mph(시속100㎞)까지 도달하는데 6초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한 번 충전하면 215마일(346㎞)을 갈 수 있다. 또 수퍼차저(급속충전기)로도 충전이 가능해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에너지원을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머스크는“기존의 테슬라 충전시설을 2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BMW i3, 닛산 리프,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 기존 전기차 주행거리가 200㎞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모델3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작년 5만대를 생산한 테슬라모터스는 향후 연간 50만대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자동차 기업들은 모델 3의 선전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갈수록 연비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전기차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가운데 모델3가 미래 고객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친환경차 유형별 예상 판매 증가율을 보면 하이브리드카가 9.5%로 가장 낮고 이어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17.3%, 전기차가 60%로 가장 높아 올해 전기차의 비약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나아가 내년 이후로는 전기차의 보급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은 2018년 ZEV(탄소무배출차의무판매) 적용 업체를 확대해 전기차 의무판매 물량을 증대할 계획이다. 특히 여기에 하이브리드카 판매 물량이 제외돼 전기차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하이브리드카를 제외한 전기차 등의 신에너지차 구매자 대상에만 보조금을 지급 중이다. 향후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신에너지차 의무판매비율을 지정하고 여기에 미치지 못하면 구매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머스크가 밝힌 모델3 예약주문량 [출처=머스트 트위터]

유럽도 2020년 이산화탄소 평균배출량 규제 강화에 앞서 내년 실도로배출가스측정 및 신규배출가스측정방식 도입을 확정해 전기차 보급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 같은 상황에 테슬라모터스의 모델3가 속칭 ‘대박’을 터뜨리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더욱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델3 주문량을 공개하며 “전기차 시장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밝혔다. 그의 자신감은점점더커지고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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