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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스토리] 이영필 공영홈쇼핑 대표 “홈쇼핑 등 ‘유통갑질’ 근절 메기역할 하겠다”
“상생협력 유통생태계 조성·지속가능 경영기반 만드는 게 목표” 


‘초대(初代)’의 책임은 후생이 아무리 가외한 능력자일지라도 갑절 이상 무겁다. 그것이 기업조직이라면 경영방향을 잡아 시장에 뿌리를 내리게 하고, 지속가능한 기초까지 닦아줘야 하는 게 기대된 임무다.

이영필(60) 공영TV홈쇼핑 대표이사의 경우를 보자. TV홈쇼핑이란 채널, 그것도 ‘공영’이란 품목·수수료 상의 제약을 안고 출발한 홈쇼핑이다. 더군다나 상품거래에서 창조경제란 모호한 개념까지 구체화시켜야 하는 것이라면 그 대표자리는 계륵을 넘어 손사래 대상일 수도 있겠다. 


공영홈쇼핑(채널명 아임쇼핑) 판매품목은 창의혁신상품을 포함한 중소기업제품, 농축수산물이 100%다. 대기업제품과 수입제품은 판매할 수 없다. 판매수수료도 여타 홈쇼핑(30.6∼36.6%)에 비해 7.6∼13.6%나 낮은 23.0%.

이 대표는 “유통업계에만 30여년 몸을 담았다. 농어민, 중소기업의 판로지원과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이란 공영홈쇼핑 설립 취지에 공감했다”면서 “갑질로 대표되는 유통생태계를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다. 홈쇼핑업계의 메기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홈쇼핑의 불공정거래, 납품비리 사례는 심심찮게 들려온다.

벌써 1년이 흘렀다. 오는 5월이면 취임 1년, 방송송출 10개월이 된다. 공영홈쇼핑은 낮은 판매수수료로 ‘생산자에게는 희망을, 소비자에게는 행복을 주는 홈쇼핑’이라는 설립 취지를 그럭저럭 살려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수수료율도 아직 기존 기존 홈쇼핑의 평균(34%) 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은 평균 23%를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공영홈쇼핑은 기존 홈쇼핑과 달리 방송 10일만에 대금을 결제해주고, 기업당 3억∼5억원에 이르는 요구재고액도 이의 20∼30%만 요구한다.

이 대표는 “비용은 송출수수료 12%가 가장 크다. 물류비·콜센터유지비·인건비 및 제작비 13∼14%를 감안하면 수수료가 사실 27%는 돼야 한다”며 “하지만 비용절감과 고품질 제품 발굴, 직매입 확대 등으로 이익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5년짜리 비전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최근 공식화한 게 2018년 흑자 전환, 2020년 취급액 1조원이다.

일례로, 최근 구기자 가공식품 5회 방송만에 판매액 12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상품 자체의 우수성도 있지만 상품개발 노하우가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또 ‘100% 국내산 농축수산물만 취급한다’는 프리미엄 이미지도 구축되고 있어 수익률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해외시장 진출도 공영홈쇼핑의 성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코트라, 민간기업(포스코대우 등)의 지원에 힘입어 중국과 동남아 시장 개척이 가시화됐다. 


이 대표는 “매출은 올해 5000억원을 넘기면 내년 6000억, 2018년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2018년이면 사업수지균형을 맞출 수 있다”며 “매년 20%씩 성장하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자본축적 등 지속가능한 경영기반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창의혁신상품 상품 판매건수는.

▷공영홈쇼핑이 판매한 창의혁신상품 수는 최근 100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7월 14일 개국한 것을 감안하면 8개월만에 얻은 성과다. 매달 10개 이상의 창의혁신상품을 발굴해 팔아왔다. 판매한 창의혁신상품의 유형을 보면 중소기업 상품의 비중이 70%를 차지하고 농축수산물은 30% 가량이다.

-창의혁신상품 성공사례 좀 들려달라.

▷우수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네이처닉의 ‘유로시스템 식기건조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개국과 동시에 소개된 후 지난해에만 20억원 이상 판매됐다. 맑은샘자연교육농원이 개발한 ‘조금자 채소잡곡’도 지난해 10월 입점 후 10여차례 방송에서 지금까지 11억원이 판매됐다. 이 상품은 밭농사를 짓던 조금자 맑은샘자연교육농원 대표가 채소를 잡곡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개발한 경우다. 전북도 농가공식품 아이디어경진대회 대상을 받았다.

-올해 창의혁신상품 판매계획은.

▷올해도 창의혁신상품을 늘린다는 목표로 지속적으로 발굴 중이다. 지난해 편성비중은 9.5%. 올해는 11.4%로 2%포인트 가량 확대하면 편성비중이 처음 10%를 넘어선다. 올해 판매 창의혁신 상품수는 10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

-매년 700개 신상품 발굴계획을 밝혔는데.

▷올해 1200개 상품을 방송한다. 이 가운데 신상품 700개를 발굴한다는 게 목표다. 매일 2개 가량 신상품을 발굴해 소개하는데, 이는 경쟁사 보다 두배 가량 많다. 신상품 확대를 위해 3가지 전략을 전개할 계획이다. 하나는 현장경영으로 상품개발자(MD)들이 현장을 뛰며 신상품을 발굴한다. 두번째는 정부, 유관기관, 지자체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기업을 지원하거나 육성하는 공공기관, 지자체 등과 협력해 새로운 업체를 발굴하겠다. 마지막으로 주주사인 중기유통센터, 농협, 수협 등 탄탄한 유통망을 보유한 이들을 활용한다면 경쟁력 있는 업체 발굴이 가능하지 않겠나. 공영홈쇼핑 입점을 희망하는 협력사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만큼 신뢰도와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중소기업과 농축수산 관련 기업에는 중요한 시장개척창구로 자리잡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 1·2월 지역별 공영홈쇼핑 이용고객 현황을 파악해봤더니 전국 인구분포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개국 6개월만에 전국을 덮는 채널이 됐다는 뜻이다.

-올해 신규로 추진할 사업은.

▷글로벌한 창조경제 유통채널 기반을 닦아보겠다. 이미 지난해 관련 인력을 채용했으며 해외시장 현황을 파악 중이다. 올 상반기에는 해외마케팅팀도 발족시킨다. 올해는 기존 주주사 외에도 중소기업진흥공단, 코트라, 민간기업의 해외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혁신 중소기업과 농어민 판로지원’이란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 인도네시아 등의 수요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020년 취급고 1조원 비전을 제시했다. 홈쇼핑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라는데.

▷홈쇼핑산업이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지는 못하는 것은 맞다. 모바일쇼핑 등의 성장으로 특히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많이 꺾였다. 공영홈쇼핑은 우리 창의혁신 중소기업 제품과 농축수산물의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이것이제약인 것 같지만 장점이기도 하다. 유망상품 발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다양한 기관과의 공조 등 경영혁신이 가능하단 얘기다. 또 수익성만 추구하지 않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정책을 펼쳐 ‘창조경제 확산’이란 정책목표 달성에도 힘을 보태겠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영필 대표 약력

*1956년 경북 경주생

*동국대(무역)·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1983년 삼성그룹 공채 입사

*1984~2003년 CJ제일제당 과장, 부장, 상무

*2003~2013년 CJ오쇼핑 상무, CJ프레시웨이 부사장

*2013~2015년 동부팜가야 대표이사

*2015년∼ 공영홈쇼핑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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