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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당신의 기분에 꼭 맞는 플레이리스트”…단숨에 성공한 음악소셜네트워크 ‘에잇트랙스’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한지연 인턴기자]문득 매일 듣는 음악 리스트가 지루해지는 경우가 있다. 잔잔한 음악을 좋아하거나, 신나는 음악을 좋아하는 이가 어느 순간 반대 취향의 노래가 끌리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일일이 새로운 노래를 검색하고 선택해 다시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일은 번거롭다. 그런 번거로움을 덜 수 있는 서비스로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회사가 있다. 바로 미국의 ‘에잇 트랙스(8tracks)’다. 

에잇 트랙스는 개인이 단순히 음악을 듣는게 아니라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올리고, 그것을 공유해 듣는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다. 가수나 노래 제목 뿐 아니라 현재의 기분, 또는 장소 등으로 노래를 검색해 들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전혀 몰랐던 새로운 노래를 발견하는 재미를 주는 것이 가장 큰 인기 요인이다. 

에잇 트랙스의 창업자 데이비드 포터

에잇 트랙스는 창업자 데이비드 포터(David Porter)의 “음악이 바탕이 되는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는 아이디어로부터 2008년 탄생했다. 포터는 버클리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던 시절 냅스터(Napster)라는 음악 재생 사이트를 즐겨 사용했다. 

냅스터에는 사용자들로부터 다른 사용자의 플레이리스트를 추가시킬 수 있게 해주는 핫 리스트(Hotlist)라는 기능이 있다. 핫리스트를 통해 추가한 다른 이용자들의 음악 재생 리스트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포터의 에잇 트랙스 창업에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에잇트랙스는 한곡씩 낱개로 노래를 스스로 선택해 듣는 방식이 아니다. 다른 이용자들이 만들어 놓은 하나의 플레이리스트 앨범을 선택해 듣는다. 방법은 간단하다. 해시태그로 음악을 검색하면 되는데, 그 범위는 다양하다. 

음악을 듣는 이의 그날의 기분(기쁨, 사랑, 슬픔 등)이나 분위기(비오는 날, 햇볓이 따뜻한 날)가 될 수 도 있고, 어떤 활동(공부, 운동, 낮잠 등)이 될 수도 있으며, 당연히 음악 장르나 가수가 될 수도 있다. 더 정확한 취향을 만족시키고 싶다면 여러 태그를 함께 검색해도 된다. “파티에 가는데 힙합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싶다”면 party와 hiphop, dance를 함께 검색하는 식이다. 

검색어는 어떠한 활동(party, studying)이나 장소(cafe)가 될 수도 있다.

에잇트랙스는 말 그대로 최소 8곡 이상으로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8이라는 숫자를 회전시켰을 때 무한대(∞)의 모습을 한다고 해 전 세계의 수많은 음악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용자들은 앨범을 듣고 “좋아요”(like)’를 전체 앨범에, 또는 개별 트랙에는 “별”(star) 표시를 할 수 있으며, 다른 사용자를 팔로우할 수도 있다. 괜찮은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사용자는 다른 유저들로 부터 당연히 인정받게 된다. 과거 라디오 시대의 유명 디스크자키와 같은 명성을 사이버 공간에서 얻게 되는 것이다. 

다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의 연동도 잘 되어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텀블러와 연동이 되어 있어 에잇트랙스에서 팔로우했던 이용자들을 다른 SNS에서 찾아 볼 수도 있다. 거꾸로 기존 SNS에서 친구였던 이들의 에잇트랙스 음악 취향을 알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사용자가 좋아하는 취향을 추천하기는 하지만 에잇트랙스는 기본적으로 랜덤 서비스다. 그래서 창업자 포터는 이를 라디오 서비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앨범의 전체 곡 목록도 미리 공개하지 않는다. 끝까지 들어봐야 알 수 있다. 이점이 또다른 매력이다. 인기곡 한두곡만 듣는데 익숙한 세대에게 예상치 못한 좋은 음악들을 ‘끝까지 차분히’ 듣는, ‘감상의 재미’도 선사한다. 

전혀 몰랐던 음악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매번 새로운 노래를 검색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기존에 자신이 알고 있던 노래에 국한되거나, 천편일률적인 인터넷 검색 추천 노래를 듣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보다 세밀한 검색이 필요할 땐 복합적으로 검색할 수도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듣고 싶지 않은 곡이나 싫어하는 가수가 나올 때도 있지만, 뛰어넘기(skip)는 한 플레이리스트 당 5번까지만 가능하다. 빨리감기나 되감기도 불가능하다. 무료로 좋은 음악을 들으려면이정도는 감내하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에도 포터의 음악 소셜 네트워킹 철학이 깔려있다. 음악을 통해 타인의 온전한 취향을 느껴보자는 것이다.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제공하기 때문에 공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래를 듣다 마음에 드는 곡을 즐겨찾기해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할 수도 있다. 서비스의 수익은 플레이리스트를 새로 받을 때 발생한다. 새로운 플레이리스트 하나들을 때마다 광고를 들어야 한다. 


에잇 트랙스의 메인 홈페이지 화면

철학이 있는 음악 서비스를 하는 만큼, 창업자 포터의 투자를 받는 방법도 남다르다. 에잇트랙스는 이미 한달 이용자가 6백만 명을 넘어가는 성공한 스타트업이다. 당연히 돈냄새 잘 맡는 큰 손들의 투자 의견이 이어진다. 하지만 포터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에잇트랙스를 사랑하는 이용자들로부터 3000만 달러(한화 약 350억원)를 투자받는 것이 목표다. 거대 자본의 손길을 뿌리치고, ‘일년에 20만 달러 이상 벌지 않는 평범한 사용자’들로 부터만 투자를 받겠다는 것이다. 

포터는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에잇트랙스는 사용자들이 스스로 만들고 공유하는 커뮤니티일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직접 에잇트랙스에 투자해, 단순한 사용자가 아니라 이를 소유한다고 여기게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개인 투자자로부터의 투자를 통해 에잇트랙스를 더욱 소비자 맞춤 서비스로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것이다. 포터가 이러한 계획을 밝힌 2015년 중순 이후 반년이 지난 현재 150만 달러를 유치한 상태다.

vivid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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