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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정부, 언론통제 그만하라”…日 언론인 5명 성명 발표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일본 언론인 5명이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정권이 언론통제를 일삼고 있다며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부의 압박에 위축된 일본 언론인들이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보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오타니 아키히로 전 요미우리(讀賣)신문 기자와 아키오 오사무(青木理) 전 일본 ‘오마이뉴스’ 부편징장 및 TV아사히(朝日) 기자등 언론인 5명은 24일 일본 외국인특파원 기자회견장에서 아베 정권의 언론통제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달 8일 “정치적으로 공정하지 않은 방송사에 대해 전파정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발언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 早苗) 총무상의 발언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상식적인 발언”이었다고 밝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며 “항의 집회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정권의 언론통제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일본 중견 언론인 5명. [자료=BLOGOS]

오타니 아키히로를 비롯한 일본 중견 언론인 6명은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다카이치 총무상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TV 아사히 아나운서인 도리고에 슌타로(鳥越俊太郎)는 “역대 자민당 정권 중 아베 내각만큼 언론을 통제하는 정권도 없었다”며 “언론이 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언론을 견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유명 언론인인 다하라 소이치로(田原 総一朗)는 “정치적 압력만 문제인 것이 아니다, 이것은 일본 미디어의 퇴행을 의미한다”며 “언론의가장 큰 악몽은 우리 스스로가 보도를 통제하고 정치권의 입맛에 맞는 보도를 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성명을 발표한 언론인 중 기시이 시게타다(岸井成格) TBS 방송 뉴스캐스터는 지난해 아베 정권이 통과시킨 안보법제를 비판했다가 일본 극우세력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그는 오는 31일 자신이 진행해오던 정규프로그램을 그만두게 됐다.

구니야 히로코(国谷裕子) NHK 뉴스캐스터는 스가 관방장관으로부터 직접 질타를 받았다. 스가 관방장관은 히로코가 방송 도중 대본상 없던 질문을 그에게 던졌다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구니야는 지난주 방송을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한 언론인 관계자는 “자유로운 발언을 하는 것이 두려운 시대가 왔다”고 일본 영자매체 재팬투데이에 전했다. 지난해 집권정당인 자민당은 TV 아사히와 NHK 경영진을 소환해 두 매체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했다.

아사히 신문의 이케가미 아키라(池上彰) 기자는 칼럼을 통해 “일본 정부가 중국 정부나 할 언론통제를 자행하고 있다”며 “충격적인 행태”라고 비난했다. 한편, 도리고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젊은 기자들이 우리의 뜻에 동참해줄 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성명을 발표한 언론인 5명은 “아베 정권의 실태를 알릴 수 있도록 일본 외국인특파원 여러분들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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