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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지→양지로…키덜트, 주류가 되다
다양한 취미생활의 가치 인정세태 반영현대백화점 ‘월리를 찾아라’마케팅 성황롯데백화점 ‘맨즈아지트’ 편집매장 오픈GS25는 ‘스누피’ 마케팅 성공 인기몰이카카오·라인프렌즈도 대중화에 불지펴
다양한 취미생활의 가치 인정세태 반영
현대백화점 ‘월리를 찾아라’마케팅 성황
롯데백화점 ‘맨즈아지트’ 편집매장 오픈
GS25는 ‘스누피’ 마케팅 성공 인기몰이
카카오·라인프렌즈도 대중화에 불지펴


키덜트 문화가 비주류 옷을 벗고 주류 사회에 진입하면서 유통가의 구원투수가 되고 있다. 키덜트 문화는 애니매이션이나 게임 등에 빠져있는 ‘오타쿠’(특정 취미에 열중하는 마니아)들이나 즐기는 것으로 인식됐던 비주류 문화였다. 다 큰 어른이 장난감을 갖고 논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강했고, 키덜트 문화를 주로 향유하는 오타쿠들도 현실에 적응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비적응자’ 정도로 폄하하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양한 취미 생활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키덜트 문화가 양지로 나오게 됐다. 더불어 침체에 빠져있는 유통가에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유통가, 너도 나도 ‘키덜트’=현대백화점은 1990년대 게임북으로 유명했던 콘텐츠인 ‘월리를 찾아라’와 손잡고 지난 2월부터 대형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매장 곳곳에 월리가 숨어있는 모습을 프린트해 붙여놨고, 일부 직원들은 월리를 상징하는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월리 복장을 한 배우가 매장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현대차의 ‘아이오닉’은 월리옷을 입고 12개 백화점 매장에 전시되기도 했다.

현대가 택한 월리는 뭘 해도 ‘통했다’. 월리를 담은 한정판 백화점카드는 출시 당일 4000장이 매진됐다. 지난 19일 진행한 월리 복장을 하고 청계천을 걷는 대회는 1500명의 인원이 접수 당일 몰려 마감됐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7월 본점에 드론과 피규어 등 키덜트 상품을 모아놓은 ‘맨즈아지트’ 편집매장을 열었다. 3만9000원 상당의 입문용 미니드론부터 250만원이 나가는 전문가용 드론까지 다양한 상품이 진열돼있다. 파주와 김해 등 총 8개의 프리미엄 아울렛 매장에는 레고 전문 매장이 있다. 롯데아울렛 광교점에 있는 피규어 전문 매장인 ‘쎈토이’는 건담 프라모델부터 유명 캐릭터 피규어들의 집합소다.

편의점 GS25가 지난해부터 진행했던 ‘스누피’ 마케팅도 성공적인 키덜트 마케팅 사례로 꼽힌다. 소비자들이 ‘피너츠’ 캐릭터가 그려진 우유를 먹으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스탬프를 적립할 수 있고, 스탬프 개수가 쌓이면 캐릭터 장난감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한정판 캐릭터 장난감은 순식간에 동이 났고, 장난감 증정 이벤트가 없는 상황인데도 최근까지 ‘스누피 우유’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똑같은 우유인데 포장에 스누피 캐릭터를 넣기 전과 후의 매출 차이가 70%나 난다.

카카오프렌즈나 라인프렌즈도 키덜트 문화 대중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의 캐릭터들을 각종 상품으로 출시한 프렌즈샵은 백화점 매장에도 입점했을 정도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좋아, 코엑스몰에 입점한 카카오프렌즈샵에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왜 지금 ‘키덜트’인가=왜 지금 키덜트 문화가 통하는가에 대해 유통가는 “돈만 보고 벌이는 마케팅은 아니지만, 분명 돈이 된다”고 설명한다.

현대백화점의 월리 마케팅은 40~50대에게는 추억을, 20~30대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주겠다는 투트랙 전략이다. 당장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이라기 보다, 고객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겠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의도와는 달리(?) 월리 마케팅이 백화점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 행사 기간 동안 매출 신장률은 3.8%, 고객수는 13.2%가 늘었다. 특히 최근 백화점에서 멀어진 40~50대들이 추억에 돈을 쓰면서 백화점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마케팅이 됐다. 월리를 모르는 20~30대들도 SNS를 통해 전파되는 각종 월리 마케팅에 흥미를 보이면서 백화점을 찾고 있다. 업계에서는 백화점이 몇 달 동안 하나의 테마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일이 매우 드문데, 월리는 그 ‘값’을 하고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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