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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하는 여행, 김삿갓式 ‘트레일 관광’ 뜬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송송백백암암회(松松栢栢岩岩廻: 소나무 잣나무 바위 사이로 돌아드니)

수수산산처처기(水水山山處處奇: 물과 산 곳곳이 기이하다)

아향청산거(我向靑山去: 나는 청산으로 들어가는데)

녹수이하래(綠水爾何來: 푸른 물아, 너는 왜 나오느냐)

▶구례 지리산산수유둘레길

이 시를 지은 김삿갓 처럼, 풍광도 즐기고 건강도 챙기려는 실속파 관광객, 스포츠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봄은 꽃의 계절, 새싹의 희망 품는 계절이지만, 스포츠의 계절이기도 하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펴주는 것은 본능에 가깝다. 역동적인 러닝이나 익스트림 스포츠는 ‘즐기자’는 목적의식이 뚜렷하지만, 트레킹은 자연속에 내 몸을 맡기는 것으로 몸을 자연스럽게 풀어주는 신토불이의 의례이다.

▶운동,경관,문화 1석3조 여행= 최근들어 트레킹과 관광이 합쳐지면서 봄 트레킹의 묘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뛰어난 경관과 문화유적 체험, 운동 등 3박자를 갖춘 ‘트레일(Trail)’ 손님들을 모으기 위한 지자체의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트레일은 발자국, 발자취 또는 오솔길을 뜻하는데, 최근들어 손 발이 움직이는 사이 눈과 입은 즐거운 관광을 한다는 의미로 확대됐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2000년대 중반에 트레일 러닝 개념이 시민들 속으로 파고들었다. 미국의 트레일 인구는 400만명을 넘어섰고, 매주 수 백 개의 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일본과 홍콩은 트레일 러닝의 선두주자이다. 마운틴하드웨어 측에 따르면, 일본은 이미 트레일 러닝 마니아가 30만명을 넘어섰고, 홍콩의 경우 워낙 많은 대회가 개최되다 보니 신규대회를 제한할 정도이다.

▶유달산 둘레길

▶‘트레일’ 미국엔 4백만, 국내는 태동기= 국내는 아직 태동기라고 볼수 있다. 여행갈 때 운동복을 준비해가는 여행객, 관광명소 트레킹족, 강변러닝족 등을 포함하면 5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여행만으로도 몸은 피로감을 느낄 수 있기에 관광지 트레일 러닝을 위해서는 무릎과 발목을 보호해주는 쿠셔닝, 발의 쏠림과 뒤틀림 등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프리미엄 아웃도어 업체들도 트레일러닝의 국내 확산을 앞두고 다양한 기능성 제품의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목포시는 스토리가 담긴 정자, 유적, 기암괴석이 많은 유달산을 트레일 코스로 추천한다. 유달산주차장에서 출발해 달성사-자생식물원-조각공원-어민동산 뒤-봉후샘-낙조대-아리랑고개-수원지-학암사-노적봉 등을 거치는 2시간 40분짜리이다.

경주시 남산을 관광트레일 하려는 동호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아예 트레일에 적합한 신발과 의류, 장구 등 ‘드레스코드’와 준비물을 지정해 운동하러 가는 관광임을 분명히 한다. ‘지붕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경주 남산 트레일 러닝은 소나무 숲이 울창한 삼릉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길을 가든 유적과 문화재가 즐비하다. 신선암마애불, 칠불암마애석불에 이르는 곳에서 관광과 스포츠의 기쁨은 절정에 달한다.

▶외국의 트레일러닝 장면

▶유달산, 남산, 두타산 트레일 지자체 잰걸음= 동해시도 등산도 아니고 산책도 아닌 완만한 경사의 오솔길인 호암소~용추폭포 사이 2㎞구간이 트레일 러닝의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오솔길 옆에는 끊임없이 계곡물이 따라오고 삼화사, 학소대, 선녀탕, 쌍폭 등 볼거리와 문화유적이 즐비하다.

인천시 장봉도길, 서천시 ‘철새나그네길’, 구례 산수유 둘레길에 트레일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자체의 행보도 잰걸음이다.

최근들어 서울 삼청동과 북촌, 인왕산 등 평지와 산악을 걸어다니면서 문화유적과 서울지역 산의 아름다움을 즐기려는 상경 트레일 관광객들도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들어 매달 ‘이달에 걷고 싶은 길’을 선정해 국민들이 관광과 운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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