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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경자의 봄’이 오고 있나
K옥션서 ‘정원’17억 낙찰
7년만에 작가 최고가 경신
16일 서울옥션 ‘여인’등 출품
작년말과 다른 긍정적 시장분위기
‘사후재평가’이어지며 관심고조



‘천경자의 봄’이 시작된걸까.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대표 이옥경)과 K옥션(대표 이상규)이 2016년 첫 메이저 경매 도록 표지를 고(故) 천경자 화백 작품으로 장식해 눈길을 끈다.

9일 먼저 경매를 연 K옥션이 천 화백의 1962년작 ‘정원’을 17억원에 낙찰시킨데 이어, 16일 서울옥션이 천 화백 작품 2점으로 또 한번 ‘기록’에 도전한다.

두 경매회사는 2015년 마지막 경매에서도 천 화백 작품 8점(각 4점)을 출품해 작가 사후 ‘재평가’에 나선 바 있다. 특히 K옥션은 지난해 10월 천 화백의 사망 소식이 공식적으로 알려지기 전부터 꾸준히 천 화백의 작품을 시장에 내놨다.

그러나 작품 가격에 큰 변동은 없었다. 서울옥션이 출품한 ‘테레사 수녀(1977년작)’가 8억8000만원, K옥션이 출품한 ‘막은 내리고’가 8억6000만원, ‘새와 여인’이 4억5000만원선에 낙찰되며 억대 작품 대열에 합류했지만 작가 최고가 경신에는 실패했다. 이미 수년 전 천 화백의 생사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부터 사후 작품 가격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① 9일 K옥션 경매에서 17억원에 낙찰된 천경자 화백의 1962년 작 ‘정원’.
[사진제공=K옥션]
② 천경자, 여인, 1982년, Color on Paper, 47×34.7㎝, 추정가 6억5000만~12억원.
[사진제공=서울옥션]

그런데 올해 들어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포문을 연 건 K옥션. 9일 봄 경매에서 천 화백 작품 ‘정원’을 17억원에 낙찰시키며 7년만에 작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작품은 2007년 9월 K옥션 경매에 출품돼 11억5000만원에 낙찰됐던 100호 사이즈의 대작으로, 이번 경매에 추정가 13억~20억원에 출품됐다. 13억원에 경매를 시작, 2000만원씩 호가하며 치열한 경합 끝에 현장 응찰자에게 17억원에 낙찰됐다.

기존에 천 화백 작품 중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판매된 작품은 ‘초원Ⅱ’로, 2009년 K옥션 경매에서 12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서울옥션은 16일 ‘139회 미술품 경매’를 진행한다. 총 100억원 규모, 작품 199점을 출품한다. 서울옥션 봄 경매에서도 천경자 작품 2점이 나온다. ‘여인’이라는 제목이 붙은, 화풍이 확연하게 다른 2개의 작품이다. 하나는 1982년작(47×34.7㎝), 하나는 연도 미상(25.6×18.1㎝)이다. 추정가는 각각 6억5000만원~12억원, 1억3000만원~2억원선이다.

특히 10호에 가까운 크기의 1982년작 ‘여인’은 보통 4~6호 사이즈인 다른 미인도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큰 그림으로 경합이 예상된다.

최윤석 서울옥션 상무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올해 3월 들어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가 작품 활동을 못한지 오래됐고 생사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에 사망 사실이 모멘텀이 될까 하는 의심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시장이 받아들이는 건 다른 것 같다”며 “시장은 ‘심리’로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천 화백의 장녀를 제외한 차녀 등이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이어 미인도 위작 여부를 밝히겠다고 나서는 등 ‘내거티브’ 이슈도 작품 값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 상무는 “천 화백이 이래저래 사회적으로 자주 거론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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