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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샤라포바 초콜릿
[쉼표] ‘슈가포바(Sugarpova)’가 오는 5월 초콜릿을 내놓는다고 한다. ‘테니스 여제(女帝)’ 마리아 샤라포바가 자신의 이름(pova) 앞에 슈가(Sugarㆍ설탕)를 붙여 2012년부터 판매한 젤리ㆍ사탕 브랜드인데, 라인업에 초콜릿을 추가하는 거다.

슈가포바는 사탕계의 ‘샤넬’로 통한다. 한 봉지에 6~7달러다. 다른 제품보다 대여섯 배나 비싸다.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모든 게 샤라포바 ‘빨’이다. 실력과 외모,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던 그를 사모하는 남녀노소가 슈가포바를 택했다. 샤라포바는 2013년 US오픈 기간 이름을 슈가포바로까지 개명하려다 무산됐을 만큼 이 브랜드에 애착이 크단다. 
사진=게티이미지

샤라포바는 최근 금지약물인 멜도니엄을 10년간 복용해온 사실을 인정했다. 협심증ㆍ심근경색ㆍ허혈증에 복용하는 약이다. 산소흡수량을 증대시켜 지구력을 늘려주는 걸로 알려졌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멜도니엄을 올 1월 금지약물 리스트에 올린 이유다. 상당 기간 동안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을 걸로 보인다. 그는 그럼에도 초콜릿 판매 계획은 수정하지 않았다.

샤라포바의 힘 넘치는 플레이가 약의 힘을 빌린 덕분이었던가. 배신감은 모두의 것이다. 샤라포바의 충격 발표 이후 나이키ㆍ태그 호이어ㆍ포르셰 등 스폰서들이 후원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물론 건강상의 이유로 주치의 처방을 받아 멜도니엄을 복용했다는 샤라포바의 알리바이를 완전히 배척할 필요는 없다.

다만, 초월적인 능력은 온전히 인간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 새삼 확인돼 씁쓸하다. 5대 0을 확신하다 뚜껑을 열자 알파고에 판판이 무릎을 꿇은 이세돌 9단은 그래도 어제 마지막 자존심은 세웠다. 인간은 나약해도 인류는 위대하다는 믿음이 옅어지질 않길 바란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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